▲드러난 모래톱의 영향으로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강물이 흐르는 낙동강 박석진교 아래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바로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 수문의 완전 개방 덕분입니다. 합천보 수문이 완전히 열리자 강물 수위가 5.7미터 낮아졌습니다. 즉 수위가 6~10미터에 이르렀던 낙동강 수위가 1미터 이내로 낮아진 것입니다.
수위가 이렇게 낮아지자 찾아온 것이 모래톱이고, 이 모래톱이 생명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래톱은 야생 생태계에서는 굉장한 귀중한 요소입니다. 겨울 철새와 텃새 그리고 고라니나 삵과 같은 야생동물들에도 쉼과 먹이터 역할을 해 모래톱은 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모래톱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강물 속의 유기물이 모래톱에 흡착돼 모래톱의 각종 미생물의 분해 과정을 통해서 수질을 정화하는 탁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실지로 정수장의 여과장치가 모래로 이루어진 것은 모래의 탁월한 수질정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모래톱은 수질을 정화하고 야생생물들에게 쉼과 서식처 기능까지 하는 하천 생태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모래톱이 사실 4대강사업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 낙동강의 현실이었습니다. 4대강사업을 하면서 5억만입방미터의 모래를 준설해 버렸고, 거대한 보가 완공돼 물을 가두자 그나마 남아있던 모래톱도 물이 잠겨버렸던 것이 2012년부터 지난 10년간의 낙동강의 흑역사였습니다.
이런 낙동강에서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합천보로 인한 변화였습니다. 그 변화는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찾아왔고, 그 결과 낙동강 본류와 그 지천인 회천에 은백의 넓은 모래톱이 드러났고 그 모래톱 위에 무려 12종이나 되는 법정보호종 야생 조류들이 찾아온 것입니다.
새들뿐만 아닙니다. 고라니나 삵과 너구리 같은 포유류들도 돌아온 모래톱 위에서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야생생물들에게 모래톱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유예된 낙동강 평화... 환경부의 현명한 결단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