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보의 수문이 다시 닫히자 강물이 차올라간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환경단체들의 연대기구인 낙동강네트워크가 합천보 물을 쓰는 농민들을 직접 만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일대 양수장은 기본적으로 일러야 3월 중순부터 가동한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어렵게 찾아온 겨울 철새 쫓아내나...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연장해야" https://omn.kr/22g0a ). 원래 낙동강 양수장은 모내기철인 5월 말에 맞춰 가동해왔는데, 마늘과 양파농사 같은 것이 늘어나면서 봄에 물 수요가 생겨났고, 그 시기가 3월 중순이란 얘기입니다.
물론 2월 말이나 2월 10일경을 주장하는 농민들도 만났습니다. 이는 특수한 경우로, 그렇다면 특수한 경우에 맞게 대응하면 됩니다. 대형 양수기를 동원해서 비상급수를 해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환경부가 바로 지난해 그런 방식으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와 자모리 들판에 강물을 댔던 것입니다.
올해도 똑같이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적어도 환경부의 주장과는 다르게, 오는 3월 초까지 합천보 수문을 개방해놓을 수가 있습니다. 그때는 겨울철새들이 돌아가는 시점으로, 그들을 위한 충분한 배려를 해줄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시나브로 인간과의 공존의 접점을 찾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과 공존의 길을 택해야 합니다.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은 병이 들어 오히려 인간에게 역습을 가하게 되고, 이는 인간에게도 엄청난 시련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유행한 코로나가 바로 자연의 역습에 해당하는 역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모두에게 파멸의 길입니다.
파멸의 길을 갈 것인가요? 생명의 길을 갈 것인지요? 인간은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생명의 길로 가야 하고, 여기에 인류의 미래가 있습니다. 모래톱이 드러난,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에서 그것을 깨닫게 됩니다.
환경부가 지금이라도 합천보 수문을 다시 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 귀한 친구들이 낙동강 모래톱에서 이 겨울 한 철만이라도 편히 쉬었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독수리가 머무는 모래톱. 겨울철새인 독수리가 편히 낙동강 모래톱에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합천보 수문은 3월 초까지 연장돼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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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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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열자 찾아온, 귀한 낙동강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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