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부모님 댁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 장비.
이준수
얼어붙는 추위를 경험한 이후 두려운 마음에 개인이나 작은 그룹 단위의 자구책을 생각해봤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양가 부모님은 모두 주택에 산다. 아랫집, 윗집에서 보일러를 틀면 어느 정도 열 효과를 함께 보는 아파트와 달리 지은 지 30년이 넘은 주택은 열효율이 떨어진다. 외풍도 심하고, 노후화로 인해 곳곳에서 열이 새어나간다.
기름보일러를 썼던 아내의 부모님은 치솟는 등윳값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 선택을 했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라 가스보일러는 불가능했으므로 2000년대 초반에 연탄보일러로 바꿨다. 연탄실에 매캐한 냄새가 배고, 수시로 불씨를 살펴봐야 해서 불편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다섯 식구의 난방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같은 가격에 훨씬 효과적으로 추위에 대처가 가능했다. 연탄 또한 화석 연료이기는 하지만 한국 내에서 난방 연료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서민 가정에서는 주머니 부담 없이 현실적으로 겨울을 나는 방법이었다.
연탄보일러의 효과를 본 뒤 아내의 부모님은 전기요금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2019년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실비 180만 원가량을 내고 옥상에 3kW 규격의 태양광 발전 장비를 설치했다. 월평균 450kW 내외의 전력이 생산됐는데, 냉장고 두 대와 에어컨, 온열 침대를 제한 없이 사용하고도 남는 양이었다.
도시가스 공급이 되지 않는 주택가에서 태양열 발전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당연한 말이지만 태양열 발전기는 서부텍사스유의 가격이 치솟아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중에도 묵묵히 전기를 생산했다. 적은 액수의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예민해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재생 에너지는 심리적 안정감을 줬다.
최근에는 주차장과 건물 옥상 등 도시의 유휴부지에 태양광 보급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환경운동연합은 2022년 8월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주차장의 태양광 잠재량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에 부합하는 수도권 지역 282개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2020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정하는 국내 전기차 총 전력수요 300GWh보다 1.4배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의 힘
나도 아파트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 장비를 설치하고자 알아봤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잦은 강풍에 따른 안전상의 위험, 외부에서 봤을 때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커뮤니티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컸다. 다음에 여건이 마련되면 작은 태양광 패널을 달아서 전기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정부는 2분기 이후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우리는 언제까지 가스값이 내리기만을 기다리며 버틸 수 있을까. 정치적 불안과 갈등은 항시 존재하는 것이고, 자원의 무기화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북극의 온난화로 인한 '극 소용돌이' 약화 현상 또한 반복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외부 요인에 무관한 재생 에너지원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OPEC의 눈치를 보며 기름값을 체크하지 않고, 산유국의 전쟁에 난방비를 걱정하지 않으려면 바람과 햇빛 같은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효율이 낮아 보이겠지만,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면 기술은 차차 혁신되리라는 것이 비전문가인 나의 바람이다. 발열 내의에 수면양말을 신고서 글을 쓰다 보니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복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뚜렷해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미래의창 2024>, <선생님의 보글보글, 산지니 2021> 을 썼습니다.
공유하기
치솟은 가스요금 '먹먹'... 좋은 대안이 있긴 한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