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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하시동·안인해안사구 해안,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해안보호, 지하수저장 다양한 역할 하는 해안사구... 2년 전과 비교해 해안모래 2만여m² 유실

등록 2023.02.07 16:52수정 2023.02.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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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강동면 하시동·안인해안사구 해안. 연안침식으로 도로가 무너지고 절벽이 생기고 군 시설물이 무너지더니, 급기야 해안사구마저 바다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래 사진(사진1)은 2023년 1월 30일에 촬영한 것이다. 2020년 5월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진(사진2)과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2년 전과 비교해 해안모래 2만여m²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 사진1 수중방파제설치 지역. 북쪽일부만 모래가 남아있고 남쪽은 사라진 현장(2023년1월 30일)

사진1 수중방파제설치 지역. 북쪽일부만 모래가 남아있고 남쪽은 사라진 현장(2023년1월 30일) ⓒ 진재중

 
a 사진2 해안사구가 잘 보존된해변(2020년 5월 23일 촬영)

사진2 해안사구가 잘 보존된해변(2020년 5월 23일 촬영) ⓒ 진재중

 
'해안사구'는 파도와 바람에 의해 형성된 모래언덕으로, 육지와 바다사이의 해안보호,지하수저장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환경부는 2008년 12월 하시동·안인해안사구를 생태보전지구로 지정했다. 이곳엔 해란초, 갯메꽃 등 25과 62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고 멸종위기종인 물수리, 수달, 삵 등 239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8월 19일과 5월 23일 각각 촬영한 아래 사진3과 사진3-1을 보면, 그때만 해도 하시동·안인해안사구 앞 해안은 해안모래가 잘 보존된 해변이었다. 해안가에는 갯방풍, 해당화, 순비기나무, 갯그령 등 다양한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 있어 해안식생대를 연구하는 학습의 장이었다.
 
a 안인해안사구지역 환경부가 지정한 인인해안사구

안인해안사구지역 환경부가 지정한 인인해안사구 ⓒ 진재중

 
a 사진3-1 바닷모래를 잡아주는 대표적인 염생식물(2020년 5월 23일 촬영)

사진3-1 바닷모래를 잡아주는 대표적인 염생식물(2020년 5월 23일 촬영) ⓒ 진재중

 
이런 하시동·안인해안사구가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연안침식이 발생하고 사구가 무너지고 시설물들이 넘어졌다.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은 강릉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2018년 착공) 영향 탓이라고 주장했다. 
 
a 사진4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 과정에서 설치한 화력발전소 시설물(2020년 9월 21일)

사진4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 과정에서 설치한 화력발전소 시설물(2020년 9월 21일) ⓒ 진재중

 
수백미터에 이르는 이곳 해안은 생태환경보전지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깎이고 무너져 해안가도로는 그 기능을 상실한 채 큰 절벽으로 변해 위험에 노출돼있다.
 
a 사진5  위험에 노출된 해안군사도로(2020년 12월 10일)

사진5 위험에 노출된 해안군사도로(2020년 12월 10일) ⓒ 진재중

 
해안경계를 위해 설치된 거대한 콘크리트시설물은 백사장에 나뒹굴고 있고 군부대가 초소를 만들며 사용했던 폐타이어들도 연안침식으로 무너져 바닷가 흉물로 전락했다.
 
a 사진6 방치된 군사시설물. 경계초소 시설물들이 쓰러진 현장(2022년1월 17일 촬영)

사진6 방치된 군사시설물. 경계초소 시설물들이 쓰러진 현장(2022년1월 17일 촬영) ⓒ 진재중

 
a 사진7 굴삭기를 동원해 모래를 보충하고 있는 모습(2022년 2월 21일 촬영)

사진7 굴삭기를 동원해 모래를 보충하고 있는 모습(2022년 2월 21일 촬영) ⓒ 진재중

 
심각성을 인식한 관계기관과 화력발전소측이 수차례에 걸쳐 모래를 보충하고 마대를 쌓았으나 임시방편일 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찾아간 안인·하시동해안사구는 처참한 모습이다. 해안사구지대일부는 아예 사라져버렸고 해안관측장비마저 바닷속으로 잠겨버렸다.
 
a 파혀나간 해안사구와 관측장비 일부 해안사구는 바닷속으로 잠겻고 관측장비마저 쓰러짐

파혀나간 해안사구와 관측장비 일부 해안사구는 바닷속으로 잠겻고 관측장비마저 쓰러짐 ⓒ 진재중


아래 사진(사진9, 2023년 1월 30일 촬영)에서 알 수 있듯, 생태관찰로에 있어야 할 표지판은 제자리를 잃고 나뒹굴고 있어 '생태환경보전지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해안사구지킴이가 있었던 자리는 하시동·안인사구생태관찰로라는 안내판과 위험 신호를 알리는 팻말이 대신하고 있었다. 
 
a 나뒹구는 팻말 국가보호종 자생지라는 팻말은 무색함

나뒹구는 팻말 국가보호종 자생지라는 팻말은 무색함 ⓒ 진재중

      
a  생태관찰로 안내판

생태관찰로 안내판 ⓒ 진재중

   
a  사구지킴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놓인 출입금지 팻말

사구지킴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놓인 출입금지 팻말 ⓒ 진재중

 
동해안 경관의 형성·변화과정, 해수면 변동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하시동·해안사구를 이대로 그냥 지켜보고만 있겠다는 걸까. 환경부의 정책이 아쉬울 따름이다. 굳게 잠긴 해안사구생태관찰로가 언제쯤 열린지 안타까운 마음만 짙어진다.
##해안사구 ##바다모래 ##해양생태계 ##연안침식 ##안인화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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