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개구리 / 청자개구리모양연적신사임당, 16세기, 종이에 채색, 34x28.3cm / 고려청자, 높이 7.3cm, 바닥지름 9.5cm
국립중앙박물관
이는 신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충도8곡병 중 하나인 <오이와 개구리>이다. 신사임당은 개구리를 즐겨 그렸는데, 초충도8곡병에서만 해도 <원추리와 개구리> <어숭이와 개구리>를 포함하여 3점이나 된다.
개구리는 예로부터 다산, 학문의 성취, 재복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개구리 모양의 고려청자 연적도 있다. 연적(벼루에 먹을 갈 때 쓰는, 물을 담아 두는 그릇)에도 개구리 형태가 많은데, 이것은 움츠렸다가 멀리 뛰는 개구리처럼 학문의 성취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음식, 약재로서의 개구리
우리나라에서도 몸이 허약할 때 혹은 정력에 좋다고 해 개구리를 먹었지만, 요즘은 식용개구리라고 하면 프랑스 요리나 태국의 길거리 음식이 먼저 떠오른다. 프랑스뿐 아니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개구리를 음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구리는 지방 함량은 적지만 단백질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단백질 보충원으로 이용되어 왔다. 맛은 병아리, 닭과 비슷하다.
동의보감에서 약재로 사용한 개구리는 하마(蝦䗫), 그리고 와(鼃, 蛙)가 있다. 이것은 동의보감 <탕액편> 중 '충(蟲)'에 속해있다. 탕액편에서는 여러 약재에 대해 다루는데, 물·흙·곡식·사람의 몸에서 나는 약물들·날짐승·들짐승·물고기·벌레·과일·채소·풀·나무·옥·돌·금속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충'이라고 하면 보통 벌레, 곤충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금수(禽獸, 날짐승과 들짐승)와 물고기를 제외한 동물까지 포함했다.
하마(개구리, 개고리)와 와(청개구리, 머구리)를 구분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하마는 생김새가 작고 배는 불룩하며, 등에 검은 반점이 있다. 잘 뛰어다니면서 여러 벌레를 잡아먹는데, 때로는 '압압'하는 소리를 내며 아주 급히 움직인다. 물가나 연못에 산다.
- 와는 등이 청록색이고 배는 희며 주둥이는 뾰족하고, 뒷다리가 길기 때문에 잘 뛴다. 잘 울며 '와와'하는 소리를 낸다. 물에서 사는 것을 와라고 한다.
두 종류 모두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와는 어린이의 열로 생긴 피부의 헌데를 치료하고 아픈 것을 멎게 해주며, 이질과 설사에 좋다. 하마는 열이 맺혀서 부은 것을 가라앉힌다.
한편, 동의보감 본문에는 한자가 다른 하마(蝦蟆)를 청개구리라고 하며 '수종(水腫)으로 배가 팽팽하게 불러 오르고 그득할 때 먹으면 방귀가 많이 나오며 낫는다'고 소개한 부분도 있어 실제로는 하마와 와를 혼용하여 부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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