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5일 종로에서 열린 여가부폐지안 규탄 전국 집중 집회에서 발언하는 나랑토야 활동가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유가 어떻든 다른 나라에서 건너와 사는 여성에게 관심은 없다. 단지 그 여성이 한국에서 누구와 살고 있고, 그 가족은 어떤 삶에 속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화가 난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나인데 나의 가족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도, 나의 사회적 지위를 서둘러 규정하고자 하는 궁금증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외침을 멈추지 않는다. 어디에서인가 세상을 건너온 여성이 지금 당신 앞에 동료 시민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주여성을 이방인으로 두고자 하는 경계 없이 서로 낯섬을 걷어낼 수 있는 질문 하나를 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세상을 넘나든 한 여성으로서 한국 생활이 어떠한지, 꿈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어서 나에 관한 질문 하나 던져 주기를. 한국에서 한 여성으로 살고 싶을 뿐이라고, 누군가의 아내 혹은 엄마로서 한국과 연결되어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라 거침없는 이동성을 가진 한 여성, 지금은 한국 사회의 시민 그 자체로 살고 싶다는 답을 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시민 그 자체로 살고싶다"라는 '바람'이 아닌 "시민으로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라는 확신의 소개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이, 성차별이 사라져야 한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삶의 여정에서 위태롭게 버틸 수 밖에 없는, '존재주권'을 상실한 이주여성 삶의 골조를 만드는 한국정부의 성인종차별적인 정책을 직면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3.8여성대회, 한국에서 마음 놓고 살아가고 싶다는 나의 바람, 많은 여성들의 바람이 파도를 일으킬 것이다. 그 파도를 함께 넘을 당신에게 안부를 전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1987년 창립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 여성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연대를 이뤄나가는 전국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여성단체들의 연합체입니다.
공유하기
몽골에서 왔습니다, 남편 아닌 저에게 집중해주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