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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영상'은 참 많은데... 지지율 떨어지는 이유

[정치인을 위한 대중소통전략 ⑥] 대통령실·정당에 '소통책임자'가 필요하다

등록 2023.03.15 22:07수정 2023.03.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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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8일 유튜브 영상 콘텐츠인 '쇼츠(Shorts)'를 통해 노동개혁 과제의 핵심 내용을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23년 한국 정치에 없는 게 있다.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다.

약간 생소한 용어일 수 있지만, CCO는 일선 기업에서 대내외 소통을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이다(기업마다 부르는 명칭이 약간씩 다르다). 대중의 마음을 필수적으로 얻어야만 하는 그룹, 대통령실을 포함해 한국의 정당에 CCO의 빈자리가 보인다. 

대표이사인 CEO와 회계를 담당하는 CFO, 마케팅을 지휘하는 CMO와 테크놀로지를 책임지는 CTO 등과 함께 CCO는 기업의 요직 중 요직이다. CCO는 해당 기업과 직원이 공적으로 생산하는 모든 메시지를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기업이 대중과 소통하는 모든 접점(컨택 포인트, Contact Point)을 총체적으로 챙기는 전문가다. 기업이 사람과 사회를 상대로 어떠한 방향성과 철학으로 소통할 것인지, 상시적으로 전략을 세워 실행까지 책임지는 인물이란 뜻이다.

홍보의 영어 표현이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인데, 대중과의 '관계'를 어떠한 방법과 콘텐츠를 활용해 긍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모든 노력을 결정하는 자리로 볼 수 있다. 기업에 따라 대외협력실장이나 홍보담당 임원, 커뮤니케이션 부문장 등의 직함을 받아 활동한다. 대기업일수록, 특히 B2B(기업간 거래)보다는 실제 소비자들과의 관계형성이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집단일수록 CCO의 중요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용산 그리고 여의도

요즘 웬만한 공공기관엔 관련 분야 전문인력을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특채해 CCO를 맡기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한다. CCO 없는 공공기관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기업이든 기관이든, 스마트폰 보급률 96%라는 한국에서 대중과의 소통과 위기 관리에 실패하면 큰일 난다는 인식은 그리 어려운 예측이 아니다. 

이렇게 중요한 직종이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인 장소는 바로 여의도의 정당이고, 용산의 대통령실이다. 사실, 특성으로만 보자면 가장 B2C의 성격이 강하기도 하고, 대중의 외면은 곧바로 파국을 의미하는 분야다.


하지만 정작 유능하고 객관적인 CCO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대중의 반응에 극도로 민감해야 하는 대통령실에도 언론과 각종 플랫폼 등 소통의 접점들을 효과적으로 챙기는 지휘자가 있는지 아쉬워 보일 때도 상당하다. 최근 '최대 주69시간'으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여론을 청취하라'는 메시지를 낸 데서 지휘자의 부재가 드러나지 않았나. 

[두 정당의 경우] 다가오는 총선, 따로 노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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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일단, 현재 우리나라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두 거대정당이 대중을 만나는 현장에서 CCO 기능의 부재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해 본다. 총선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엔 지역구 국회의원과 그 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이 저마다 걸어놓은 현수막들이 가득하다. 

굳이 구분해 보자면, 특정 지역의 현안에 대한 문구들이 있겠고, 소속 정당이 대면한 정국 현안을 다루는 현수막도 있다. 지역 현안이야 저마다 개인플레이가 당연할 수 있지만, 팀플레이가 필수적인 정국 현안까지 온도 차가 뚜렷한 것은 소통전략에 크게 위배되는 풍경이다.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정당 내부에서 최대한 메시지를 통일시켜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 백번 옳다는 뜻이다. '주장'에 대해 대중이 동의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통일과 반복이란 사실은, 웬만한 소통 교과서에 반드시 등장하는 원리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처럼, 그 어떤 선거도 예외없이 중도층이 캐스팅보트를 잡는 환경에선 동일하고 명확한 메시지의 반복은 매우 필수적이다. 더불어, 개별 후보를 비교하며 따지기보다 소속된 정당을 투표의 기준으로 삼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각 정당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가 개별 후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대표적 변수란 사실을 직시한다면, 유능하고 강력한 CCO 기능과 역할의 부재는 양 정당 모두에게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새 당 대표를 뽑으며 생긴 앙금이든, 기존 대표를 놓고 겨루는 파워게임이든 간에, 22대 국회의원들에 대한 결정은 정당 바깥의 대중이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중에겐 팀플레이가 예뻐보인다.

[대통령실의 경우] '여기 저기 윤윤윤... 지지도 해주겠지?'라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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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윤석열' 페이지의 모습. ⓒ 유튜브 채널 '윤석열' 갈무리

  
대통령실은 어떤가. 최근 내놓고 있는 상당한 양의 콘텐츠들이 과연 총괄적 소통전략으로 진행되는 건지,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모두 챙기는 인물이 있긴 한 건지 의문이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도어스테핑이 사라지고, 재개 여부에 대해 기자들조차 묻지않는 이상한 상황이 지속된다. 그와중에 대통령실의 유튜브, 소셜미디어 콘텐츠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심지어 대통령실은 강남·광화문 등 전국 146개 전광판에 현 정부의 10대 성과를 홍보할 만큼 매체량을 늘린 상태다. 광화문 광장을 잠시만 걸어도 빌딩에 설치된 거대한 화면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접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여기도, 저기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홍보는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또 40% 이하로 떨어졌다. 대중은 노출 (Exposure), 즉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에 의해 설득되거나 감동받지 않는다는 것은 현대 소통전략의 기본이다. '이만큼 보여줬으니, 이해도 하고 응원도 해줘요'라는 착각은, 미숙한 담당자가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다. 미디어 최적화 혹은 정책의 효용성과 진정성에 대한 효율적 소통을 챙길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자문해야 한다.

소통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성공적 소통은 더욱 그렇다. 소통은 반드시 '소통의 상대가 명쾌하고, 건전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사고와 진정성 있는 실행력으로 처절하게 노력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말재주 만으로는 안 되고, 일회성 친절함으로는 불쾌함만 남기기 일쑤다.

우리 정치권에도 진득하고 요령있는 CCO가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당장 목전에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부의 '제3자 변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 발표 이후 여론 지형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번주 정부의 메시지 대응 및 관리를 한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 #국회 #대통령 #선거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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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수용자 중심 저널리즘과 미디어 활용에 대해 강의 중. 정치인들을 포함,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대중과의 소통을 얼마나 원활하게 하고 있는지 ‘소통감수성 ’이란 개념을 통해 설명 및 비판하고 있음. 세바시에 출연, “소통 감수성이란 무엇인가?”“미디어 시대, 우리가 건강하지 못한 이유”등을 주제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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