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책 첫 사인은 엄마 아빠에게 해드렸습니다.
황승희
인쇄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예약판매도 동시에 시작되었다. 출판사에서는 판매지수와 순위 진입 상황을 실시간 문자로 보내주었다. 비로소 실감이 났다. 어쨌든 이제 내가 할 일은 끝났고 책이 알아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주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사실 작가야말로 책을 열심히 홍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황선진 님께. 제가 책을 낼 수 있는 건 당신 덕분입니다. 늘 평안하시고 그저 하하 호호 웃음이 꽃처럼 피어나시길... 아빠. 오래오래 사세요. 황승희 드림."
"고정미 님께. 숨 쉴 때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 나의 엄마라서 감사하고 감사하며 또 감사합니다. 엄마. 내가 지금부터 더 잘할 거니까 나랑 오래오래 살아요. 황승희 드림."
엄마 아빠에게 각각 사인을 해서 드렸다. 아빠는 다음날 연락이 왔다. 서너 권정도 더 줄 수 있냐는 것이다.
"큰집이랑 작은집에도 줘야 하고, 교장 하시던 작은 할아부지 말여, 책 드리면 좋아라 허시거덩. 그다음에 여기 내 친구 이장네 한 권 줘야지 않겄어? 또 말이다, 마을 회관에도 한 권 놓을라 그러는데."
더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하시라고 하면서 나는 혼자 상상했다. 시골에서 책 선물이란 것이 얼마나 생경한가. 하지만 아빠는 그냥 책이 아니라 자식의 책이라 할 테고 받는 사람은 또 "아이고, 시상에나~ 자식이 대단허네잉. 책을 다 냈어" 하겠지, 아빠는 또 "아이고, 별거 아니유~" 할 테고. 그 집을 나오면서 얼마나 세상 뿌듯한 미소를 지으실까.
누가 어떤 경로로 내 책을 읽게 될지도 궁금하고 또 출판사의 카피처럼 '웃음과 감동'을 얼마나 느낄까도 참 궁금하다. 읽으신 분의 후기 글을 클릭할 때 바들바들 까지는 아니어도 폴딱폴딱 떨리는 심정이 있다.
다행히 악플은 없었다.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제목에 대해 흥미로웠다는 내용이 많았고 엄마 아빠이야기 대목에선 부모님이 생각나서 전화를 드렸다는 후기가 제일 많았다. 귀농에 대한 소망을 써주신 글도 꽤 있었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관점과 해석도 재밌었다. 각자 꼽은 문장이 다르고 밑줄 친 부분이 다른 것도 좋았다.
칭찬 부분만 모아놨다가 힘들 때 꺼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다. 진짜 만나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잖아도 이번 달은 선인세를 밥값으로 다 쓸 작정이다. 후기를 여러 번 읽다 보니 독자와 소통하는 작가의 마음과 자세가 이런 거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만큼 성의껏 감사 댓글을 올리며 즐기고 있는 요즘이다.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황승희 (지은이),
푸른향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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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두 마리 고양이 집사입니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부모님과 밭농사일을 하고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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