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오이가와하라 게이가, 1823~, 종이에 연필과 수채화, Naturalis Biodiversity Center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일본 화가 가와하라 게이가(1786~1860)가 그린 수세미오이다. 그는 에도 시대 후기에 식물, 물고기, 새, 파충류, 갑각류, 풍경 및 초상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은 일본과 네덜란드 등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내추럴리스 다양성 센터에 전시되어 있다.
약재로서 수세미의 효능
수세미오이의 익은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씨와 껍질을 버리고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는데, 이것을 사과락(絲瓜絡)이라고 한다.
수세미오이는 익으면 과육이 섬유화되기 때문에 瓜(오이 과) 앞에 絲(실 사)를 붙여 이름 지었다. 즉 사과락은 수세미오이의 열매 가운데 망상의 섬유와 유관속을 말한다.
사과락은 냄새가 없으며 맛은 담담하게 달고 성질은 차다.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여주며 염증을 제거하고 해독 작용이 있다. 종기가 생길 때, 유방에 종양이 생기고 염증이 있을 때, 관절염으로 발갛게 부어올랐을 때 좋다. 비염, 부비동염, 축농증이나 기침, 가래가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사과락은 경락(經絡)을 활성화하여 기와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경락은 몸 안에서 기혈이 순행하는 길로, 온몸에 기운과 혈액을 공급한다. 곧게 가는 줄기를 경맥이라 하고 경맥에서 갈라져 나와 온몸의 각 부위를 그물처럼 얽은 가지를 락맥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경락을 이룬다.
사과락도 이러한 경락처럼 그물 모양을 이루는데, 사과락은 경락을 통하게 하여 기혈이 울체되어 있는 것을 뚫어준다. 기혈이 퍼지지 못하고 한 부위에 몰려서 오래 머물러 있게 되면 감각이 둔해지고 마비가 오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손발이 저리고 뻣뻣한 것도 기혈의 순환이 잘 안돼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지가 마비되고 통증이 있거나, 가슴이나 옆구리가 아플 때 사과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막힌 기운을 뚫고 피가 원활하게 잘 흐르게 하는 사과락의 효능은 소변을 자주 보지만 시원하지 않을 때, 여성의 무월경 증상에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를 할 때, 유즙 분비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풍치나 충치에도 사용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럴 때 사과락을 태워서 가루 내어 아픈 곳에 문지르면 통증이 멎는다고 설명했다. 꼭 태우지 않더라도 가루를 내거나 약재를 끓인 물로 양치나 가글할 때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사과락은 배가 아플 때도 사용할 수 있지만, 속이 차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사과락의 찬 성질로 인하여 속이 냉한 사람이 복통이 있을 때 먹으면, 오히려 더 배가 서늘해지면서 아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