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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수세미오이를 쓰는 경우

혈액 순환을 돕고 염증과 통증을 없애주는 좋은 약재

등록 2023.09.23 13:30수정 2023.09.2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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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기자말]
수세미라고 하면, 설거지할 때 그릇을 씻는 데 쓰는 물건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세미는 합성섬유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식물 '수세미'로 만든 것을 이용했다.

수세미라는 말도 식물 수세미의 열매로 설거지를 한 데에서 유래되었다. 식물 수세미로 만든 것은 조직이 질기지만 부드러워 그릇에 흠집을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합성수지나 철제 수세미에 비해 금방 때가 타고 내구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고 친환경적이어서 요즘은 천연 수세미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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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 펙셀

  


수세미는 박과의 덩굴식물로, 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를 맺어 9~10월이 제철이다. 수세미오이, 수세미외라고도 부른다(이 글에서는 수세미오이로 썼다).

수세미오이는 오이와 모양이 비슷한데, 수세미오이가 더 주름져 있으며 덜 단단하다. 수세미오이의 그물 모양으로 된 섬유는 수세미뿐 아니라 슬리퍼, 바구니, 모자의 속 등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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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김순식, 하늘공원_4592 ⓒ 공유마당(CC BY)

 
수세미오이의 어린 열매는 수확해서 음식으로 이용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어린 것은 삶아 익혀서 생강과 식초로 양념하여 먹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수세미오이는 수분이 많고 칼로리가 낮으며, 식이 섬유소가 많아 포만감을 주고 변비에 좋다. 콜레스테롤 저하, 노폐물 제거, 항산화 작용이 있어서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수세미오이의 검은색의 종자는 기름을 짜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비료, 사료로 쓰인다. 줄기(덩굴)에서 추출되는 수액은 화장품의 용도로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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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오이 가와하라 게이가, 1823~, 종이에 연필과 수채화, Naturalis Biodiversity Center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일본 화가 가와하라 게이가(1786~1860)가 그린 수세미오이다. 그는 에도 시대 후기에 식물, 물고기, 새, 파충류, 갑각류, 풍경 및 초상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은 일본과 네덜란드 등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내추럴리스 다양성 센터에 전시되어 있다.


약재로서 수세미의 효능

수세미오이의 익은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씨와 껍질을 버리고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는데, 이것을 사과락(絲瓜絡)이라고 한다.

수세미오이는 익으면 과육이 섬유화되기 때문에 瓜(오이 과) 앞에 絲(실 사)를 붙여 이름 지었다. 즉 사과락은 수세미오이의 열매 가운데 망상의 섬유와 유관속을 말한다.

사과락은 냄새가 없으며 맛은 담담하게 달고 성질은 차다.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여주며 염증을 제거하고 해독 작용이 있다. 종기가 생길 때, 유방에 종양이 생기고 염증이 있을 때, 관절염으로 발갛게 부어올랐을 때 좋다. 비염, 부비동염, 축농증이나 기침, 가래가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사과락은 경락(經絡)을 활성화하여 기와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경락은 몸 안에서 기혈이 순행하는 길로, 온몸에 기운과 혈액을 공급한다. 곧게 가는 줄기를 경맥이라 하고 경맥에서 갈라져 나와 온몸의 각 부위를 그물처럼 얽은 가지를 락맥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경락을 이룬다.

사과락도 이러한 경락처럼 그물 모양을 이루는데, 사과락은 경락을 통하게 하여 기혈이 울체되어 있는 것을 뚫어준다. 기혈이 퍼지지 못하고 한 부위에 몰려서 오래 머물러 있게 되면 감각이 둔해지고 마비가 오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손발이 저리고 뻣뻣한 것도 기혈의 순환이 잘 안돼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지가 마비되고 통증이 있거나, 가슴이나 옆구리가 아플 때 사과락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막힌 기운을 뚫고 피가 원활하게 잘 흐르게 하는 사과락의 효능은 소변을 자주 보지만 시원하지 않을 때, 여성의 무월경 증상에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를 할 때, 유즙 분비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풍치나 충치에도 사용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럴 때 사과락을 태워서 가루 내어 아픈 곳에 문지르면 통증이 멎는다고 설명했다. 꼭 태우지 않더라도 가루를 내거나 약재를 끓인 물로 양치나 가글할 때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사과락은 배가 아플 때도 사용할 수 있지만, 속이 차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사과락의 찬 성질로 인하여 속이 냉한 사람이 복통이 있을 때 먹으면, 오히려 더 배가 서늘해지면서 아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수세미 #수세미외 #수세미오이 #사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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