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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님, 이 풍경을 꼭 보셔야 합니다

생태조사에서 만난 금호강의 다양한 친구들... 진정으로 '금호강 르네상스'를 만들고 싶다면

등록 2023.04.05 11:37수정 2023.04.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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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의 아름다운 버드나무숲. 강 가장자리로 자라난 저 버드나무들은 제방 구실을 해서 강물의 범람과 유속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경관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4일 금호강 생태조사를 나갔습니다. 생태조사는 주로 야생생물을 위주로 조사하게 됩니다. 여기에 경관의 변화상도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노곡동 금호꽃섬이라 불리는 하중도 일대와 해량교 아래 돌보가 놓인 곳을 위주로 조사했습니다.

이날은 특히 어류 전문가들이 출동해 어류도 함께 조사를 벌였습니다.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와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대표가 함께 어류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우선 금호꽃섬 옆 여울을 본격적으로 탐사했습니다. 쪽대로 여울 안의 바위틈 속에 숨어 있는 물고기들을 찾아봤습니다. 세차게 흐르는 물길에서 쪽대질은 쉽지가 않습니다. 숙달된 연구자들이어서 그렇지 일반인들이 이런 물길에서 쪽대질은 쉽지가 않습니다.

부유물 속 멸종위기 1급 얼룩새코미꾸리

30여 분의 쪽대질을 통해서 대농갱이, 민물검정망둥, 밀어가 조사됐고, 운 좋게 육안 조사에서 바위틈 부유물 속에 숨어 있는 멸종위기종 얼룩새코미꾸리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이곳에서 얼룩새코미꾸리를 만났으니 2년 연속 이곳에 녀석을 만났고, 이것으로 얼룩새코미꾸리가 이 일대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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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물 속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종 얼룩새코미꾸리. 이 귀한 물고기가 살고 있는 강물 속의 형편이 좋지 않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좀 걱정이었습니다. 얼룩새코미꾸리를 발견한 곳이 부유물이 쌓여 있는 곳인데, 아닌 게 아니라 금호강 전체에 부유물이 많이 끼어 있었습니다. 여울은 괜찮았지만 흐름이 없는 곳은 부유물이 제법 두텁게 쌓여 있었습니다.

최근 가뭄 상황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천댐 수위도 많이 내려가 일일 26만 톤씩 방류하는 방류량을 많이 줄인 것 같았습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적고 각 지천들에서 들어오는 오염원들이 모이면서 금호강 바닥에 부유물이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모습에서 강의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흐름이 없는 곳은 부유물이 켜켜이 쌓이게 되고 그렇게 부유물들은 더 썩어가겠지요.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이 왜 썩어가는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 아닐까요.


보로 막힌 상태에서 각 지천에서 부유물들이 계속해서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부유물들이 계속해서 쌓이면서 두터워지고 그 부유물들을 분해하기 위해 산소가 쓰일 겁니다. 그런 식으로 산소 고갈도 발생하게 되면서 강바닥 생태계는 완전히 괴멸하게 되고, 강바닥 물고기를 비롯한 저서생물들은 집단 폐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강에서 '흐름'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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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손바닥보다 큰 말조개. 금호강엔 이런 대형 조개들이 많이 산다. 강바닥 생태계가 양호하다는 증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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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배설물. 수달이 금호꽃섬 주변에서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물고기 채집을 하면서 틈틈이 다른 조사도 병행했습니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말조개를 채집했고, 바위 위에 싸놓은 수달의 배설물을 통해서 수달이 이 일대에서도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달은 각각 영역을 정해놓고 사는 친구들이라 이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녀석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각종 버드나무들이 녹색 잎을 펼치면서 금호강의 경관을 완성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이맘때 강은 참 아름답고 풍성해 보입니다. 초록이 주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초록으로 물든 금호강을 참 아름다웠습니다.

금호꽃섬 조사를 마치고 일행은 해량교 아래 돌보가 놓인 곳으로 향했습니다. 가다가 제방길에 통행을 제한해둬서 강 둔치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강 둔치는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인데 이곳에 길이 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낚시꾼들 때문입니다. 낚시하기 위해서 차를 몰고 둔치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대구시가 하천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현장인 것이지요. 둔치에 차가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봉을 박아 관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차단봉이 전혀 없이 차량이 맘껏 드나들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얼마나 많은 차들이 오갔는지 길이 반들반들합니다.

적정기술 '돌보'가 만든 아름다운 생태계

덕분에 우리 일행도 그 길을 통해서 돌보가 놓인 곳까지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보는 정말 바람직하게 놓여 있습니다. 물길을 막는 콘크리트 가로 보가 없이 바윗돌을 겹겹이 쌓아서 강물은 자연스레 빠져나가고 모래와 자갈 같은 것들만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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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적정기술로 만들어진 돌보. 이런 정도로 보가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모습을 보고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는 "여기 보는 정말 좋다. 모름지기 보라면 이런 정도로 해둬야 물고기와 같은 수중 생물들이 맘껏 이동하면서 살 수 있다. 지금 난립해 있는 보들은 엉터리다. 이런 형태의 보들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보 아래는 모래와 자갈들이 많이 쌓여 제법 큰 모래톱을 이뤘습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예전 금호강의 모습 같습니다. 유년시절 동구 반야월 일대의 금호강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었기에 마치 그 시절 금호강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 일대는 여울의 폭이 꽤 넓어서 족대와 투망도 함께 이용해 어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흐르는 물에 어떤 물고기들이 주로 나올까 하고 투망질을 했더니 대부분 피라미였습니다. 매번 피라미들만 잔뜩 올라옵니다. 그래도 혼인색을 띤 피라미 수컷의 모습은 꽤 인상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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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이연구소 성무성 대표가 족대질을 하면서 물고기를 채집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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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기를 맞아 혼인색이 분명한 피라미 수컷의 아름다운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렇게 조사된 물고기는 피라미, 치리, 참몰개 세 종이었습니다. 즉 이 일대는 피라미가 우점종으로 아주 많은 개체가 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이 열심히 투망을 던지고 있을 때 필자는 자갈밭이 궁금했습니다.

이맘때가 물새들의 산란기이기 때문에 물새들이 자갈밭에 알을 놓아뒀을 것 같아서 이러저리 찾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꼬마물떼새들과 할미새들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분명 어딘가에 알집이 있다는 것인데, 이날의 짧은 시간의 탐사로는 알집은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에 긴 시간을 가지고 이 일대를 조사해보면 적지 않은 물새알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강 양안이 사람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개활지여서 새들과 야생동물들이 머물기 딱 좋은 입지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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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 아래 자연스레 만들어진 자갈돌로 이루어진 모래톱. 이곳에 다양한 물새들이 산란을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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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에서 산란하는 꼬마물떼새. 주변에 알 둥지가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래서인지 왜가리와 백로 무리가 곳곳에 보이고 물새 또한 곳곳에서 날아오릅니다. 생태적으로 참 중요한 공간이 이곳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천을 이런 식으로만 관리하면 참 좋겠습니다. 인간의 과도한 간섭이 없게 들어찬 돌보, 그 돌보로 인해서 하천의 지형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지고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해 참 아름다운 현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홍준표 시장에 꼭 새겨들어야 할 말 '공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홍 시장이 금호강 르네상스의 핵심을 꼽고 있는 것이 바로 수중보 건설입니다. 이 수중보를 금호꽃섬 아래에 건설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곳의 돌보를 보여주면서 '보는 이런 것입니다. 제발 이렇게 보를 설치해주십시오'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하천은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입니다. 야생동식물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합니다. 절대 인간들만의 위한 공간으로 강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바로 탐욕이자 약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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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황조롱이의 아름다운 정지 비행.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마침 정지 비행의 대명사 황조롱이 한 마리가 날아올라 멋진 곡예비행을 보여줍니다.

홍준표 시장님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은 바로 '공존'이란 이 두 글자입니다. 사실 금호강과 같은 국가하천은 야생의 영역이라고 봐야 합니다. 인간 간섭은 최소화돼야 합니다. 그러니 인간이 손을 대더라도 최소한으로 그쳐야 합니다. 그래서 야생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야생과 공존하는 진짜 '금호강 르네상스'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지난 15년간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금호강 #르네상스 #홍준표 시장 #수중보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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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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