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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아닙니다" 이불·겨울 옷 수거 세탁해 드립니다

인천 찾아가는 공감세탁서비스 운영... 노인·쪽방촌 주민·소년소녀가장 등 대상

등록 2023.04.13 11:02수정 2023.04.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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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감세탁서비스’ 작업 장면 ⓒ 아이-뷰

 
꽃 피는 봄이 왔다. 산뜻한 기분으로 봄을 맞기 위해 주변 정리도 하고 빨래도 하게 된다. 겨우내 입었던 두터운 외투, 이불 빨래 등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지만 겨울옷이나 이불 등 부피가 큰 세탁물은 혼자 세탁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혼자 사는 나이 많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에 인천시가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찾아가는 공감세탁서비스'를 시행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65세 이상 노인가구, 중증 장애인, 쪽방 거주자, 조손 가족, 소년소녀가장 등 취약 계층 신청자에게 이불, 담요, 코트 등 대형세탁물을 수거하여 세탁하고 배송하는 서비스다.

세탁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보호작업장 3개소에서 담당하고, 세탁물 수거· 배송은 2개 지역자활센터에서 맡는다. 이불, 겨울옷을 세탁하는 '채움' 보호작업장과 세탁물 수거· 배송을 담당하는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에 방문해 공감세탁서비스 활동을 알아봤다.

세탁물 깨끗하게 빨고 정리하는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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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세탁서비스 세탁물을 가득 실은 차량 ⓒ 아이-뷰

 
장애인 보호작업장 '채움'에서는 세탁물을 깨끗하게 빨고 정리하는 일한다. 중증장애인 생산시설로 10년 동안 전문세탁서비스를 했고, 5년 전부터 공감세탁서비스 사업도 맡았다. 이곳은 증장애인들이 일하는 사업장으로 이들에게 직업교육과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상래 채움 보호작업장 원장이 최고의 세탁 품질을 자신했다.

"발달장애인이 제공하는 세탁서비스라 깨끗하게 세탁이 되었는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고온 스팀 및 살균세탁 시스템을 갖추어 청결하게 세탁합니다. 전 직원이 세탁기능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어 최상의 세탁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공감세탁서비스가 필요한 취약계층은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상시 신청 가능하며 세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세탁 비용 상한선은 1인 가구는 최대 10만 원, 2인 가구는 최대 13만 원, 3인 이상 가구는 최대 15만 원이다.

이 가격 안에서 제공되는 단가표를 보고 (일반 이불 1만 원, 겨울 담요 2만 3000원, 다운 점퍼와 롱코트 1만 5000원 등) 필요한 세탁물을 상한 가격 안에서 맡길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김 원장은 시민들에게 많은 이용을 부탁했다.


"공감세탁서비스를 하면서 인천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거동이 힘들어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지 못했는데 세탁해주어서 고맙다는 분들도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발달장애인들도 친구들과 같이 일하며 돈도 벌어 월세도 내고, 꾸준히 일해 결혼도 해 만족도가 높습니다. 공감세탁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기 바라고 앞으로도 잘 되길 바랍니다."

공감세탁서비스 사업의 세탁은 채움 보호작업장, 미추클린센터, 계양디딤보호작업장이 담당하고 있다. 채움보호작업장은 동구, 남동구, 부평구, 미추클린센터는 미추홀, 연수, 중구, 계양디딤보호작업장은 서구와 계양구를 관할한다.

세탁물의 수거와 배송은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와 인천계양지역자활센터가 담당하는데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는 채움 보호작업장과 미추클린센터, 인천계양지역자활센터는 계양디딤보호작업장 세탁물을 수거하고 배송한다.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 자활 사업 근로자들은 월·화·수요일에 세탁물을 수거해서 전달하고, 세탁이 끝나 포장된 세탁물은 목·금요일에 다시 장애인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으로 일일이 방문해 전달한다.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하여 조건이 부과된 수급권자들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급권자들에게 직업교육을 통해 취업, 창업을 지원한다.

신해순 자활 사업 참여자는 "사회생활 하다가 형편이 어려워져 지자체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공감세탁서비스 이용자들 중 가끔 안 되는 것을 해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어려운 사람들이라 환영을 많이 해 준다"라며 "좋은 일 한다면서 인사도 하고 가끔 음료수도 주셔서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라고 웃어 보였다.

"세탁기 없는 분들에게 혜택 돌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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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건조기를 갖춘 ‘채움’ 보호작업장 모습 ⓒ 아이-뷰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에는 공감세탁서비스에 8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50~ 60대 연령층이며 모두 남성들이다. 대형세탁물이 대부분이라 체력을 상당히 요하며,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등을 많이 다녀야 해서 힘들고 쉽지 않은 일이다. 3팀으로 나누어 활동하는데, 1·2팀은 채움보호작업장, 3팀은 미추클린센터 세탁물의 수거· 배송하고 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1팀 참여자들은 예전에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을 해봐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했다. 일하면서 휴식공간이 확보되면 차를 세워 놓고 잠깐 커피 마시고 쉬기도 한다고 했다. 2팀은 꾸준히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무거운 것을 어깨에 잘 메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바라는 점은 형편이 더 어렵고 힘드신 분들이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송도 등 신도시에는 일부 상류층 장애인분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청에서 실태 조사를 해서 세탁기 없이 아주 어렵게 사는 분들에게 더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3팀 소속 김영민씨는 팀원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출근 시간 10분 전에 출근해서 3~5분 짧게 커피타임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한다. 차에 올라타면서 '안전하게 친절하게!' 라고 구호를 외치며 첫 번째 집을 방문하기 전에 결의를 다진다고 한다.

그는 '짜증 내지 않고 친절하게, 자활센터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일하자'는 생각뿐이다. 동료와 성격이 달라 트러블이 있어도 배려하며 밝고 명랑하게 일하자고 다짐하며 차타면서 이야기도 하고 소양교육도 받고 마인드컨트롤도 한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상당하다. 3침 소속 최상순씨는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는다고 토로했다.

"공감세탁서비스라고 쓰인 옷을 입고 다녀도 아직도 일반 세탁소인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홍보가 덜 되어 꾸준히 홍보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거·배송을 하러 가기 전날 연락드리고, 당일 가기 전에도 이용자분들에게 연락을 꼭 드립니다. 그런데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어 종종 어려움이 있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는 복지관에 가야 한다며 원하는 시간에만 배송해 달라고 해서 힘든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고맙다고 하여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공감세탁서비스는 어려운 환경에 놓여 혼자 세탁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다. 이들을 돕고 지원하는 사람들 역시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공감세탁서비스가 더 많이 알려져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 인천중구지역자활센터
- 홈페이지 : www.junggujahwal.or.kr
- 주 소 :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 132-2
- 문 의 : 032-763-1988

■ 채움 보호작업장
- 홈페이지 : https//chaewoom.quv.kr
- 주 소 : 인천광역시 동구 보세로 26번길 24-16
- 문 의 : 070-4012-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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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래 채움 보호작업장 원장 ⓒ 아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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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이 세탁물을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의 집에 배송하고 있는 모습 ⓒ 아이-뷰

 
글 최은영 i-View 객원기자
#인천 #공감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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