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보호·교육 대상 넘어 권리 주체로"

시민단체,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열고 '아동기본법' 제정 촉구

등록 2023.05.04 09:29수정 2023.05.04 09:29
0
원고료로 응원
a

5월 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아동기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어린이들이 ‘아동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세이브더칠드런(총장 정태영), 유니세프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 등 시민단체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5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아동단체협의회 및 주요 아동단체들과 '아동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아동의 권리와 이에 대한 국가·사회의 책무를 규정한 '아동기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이래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나, 아동을 위한 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행 아동 관련 법률은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청소년 기본법' 등으로 분절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이번 아동기본법은 어린이를 보호나 교육의 대상으로만 규정하지 않고 권리를 행사하는 주체로 인정하는 법으로, 그간 여러 아동 관련 법령에서 개별적으로 규정해오던 아동권리를 포괄적으로 적용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아동의 기본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국가, 사회, 기업의 책무를 적시하며 구체적인 아동권리와 사회구성원들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기본법이 기존의 아동복지법상 아동정책 기본계획에 빠진 장애아동, 이주배경아동, 난민아동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추가해 포용적인 아동정책이 마련토록 했다"면서 "또 아동정책조정위원회에 아동 대표를 포함하고, 아동의 삶에 있어 지원이 필요한 정부 부처와 기관을 포함함으로써 정부의 아동정책 수립, 조정, 이행, 감독 및 평가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더불어 국가인권위원회와 각 지방단체에 아동권리옹호관을 설치함으로써 아동권리 구제 기능과 아동의 접근성 역시 강화토록 했다"고 말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 할 일 없도록... 아동기본법 통과돼야
  
a

지난 3월 진행한 '아동기본법 제정을 위한 100인의 원탁회의'에서 아동들이 토의하고 있다. ⓒ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아동의회 대표어린이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범석(서울 광희중) 학생은 "어리다는 이유로 제 의견을 존중받지 못하거나, 나의 존재를 환대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동들이 비슷한 경험을 갖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저와 같은 대한민국 아동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동기본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아동기본법 제정 활동에 참여했던 한주원(경기 부천중) 학생은 "아동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권리의 주체다. 아동은 어떤 상황에서 태어나더라도 소외나 차별 없이 모두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아동기본법이 반드시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기철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가까운 일본의 경우 아동기본법을 2022년 제정하고 '아동을 사회의 중심에 두겠다'는 목표 아래 아동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총리 직속기구를 신설한 바 있다"며 "국가, 사회, 기업 등의 책무를 명시한 아동기본법은 아동이 생활하거나 아동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사회를 아동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데 주요한 근간이자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초저출생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를 위해 아동기본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은 "아동‧청소년 권리 현황 인식조사 결과는 우리의 열악한 아동인권 현실이며, 아동을 중심에 둔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부터 '아동기본법을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안내서' 사이트를 열고 아동이 말하는 대한민국 아동권리 현주소 및 아동이 바라는 아동기본법의 내용을 알려왔다. 아동의 목소리가 모인 아동기본법 제정은 실질적인 효력을 바탕으로 아동권리를 보장하며 우리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동기본법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강훈식의원 #아동권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던 동네... 충격적인 현재
  2. 2 모임서 눈총 받던 우리 부부, 요즘엔 '인싸' 됐습니다
  3. 3 카페 문 닫는 이상순, 언론도 외면한 제주도 '연세'의 실체
  4. 4 "4월부터 압록강을 타고 흐르는 것... 장관이에요"
  5. 5 윤 대통령 한 마디에 허망하게 끝나버린 '2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