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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60억 코인'에 화들짝... '밀린 숙제' 날아든 국회

[이슈] 공직자 재산신고 사각지대 남아있던 가상자산... 5월 국회에서 입법 급물살 타나

등록 2023.05.08 18:08수정 2023.05.0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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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9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이날 오후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국회가 미룬 숙제가 또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 5일 <조선일보>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1~2월 암호화폐의 일종인 '위믹스' 코인을 80만여 개를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코인의 가치는 최대 60억 원대였고(2021년 11월 최고가 약 2만5000원), 김 의원은 대선 직전인 2월 말~3월 초에 전량을 인출했으나 이를 전부 현금화했는지, 아니면 다른 가상자산에 투자했는지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상 가상자산은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안은 2년째 잠자는 중... "국회가 사각지대 방치"

현재 공직자 관련 법 체계에서 가상자산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공무원 행동강령 12조 '공무원은 직무 수행 중 알게된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거래 또는 투자를 하거나 타인의 재산상 거래 또는 투자를 돕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에 근거해 개별 기관마다 행동강령에 가상자산 개념을 반영한 정도에 불과하다. 가상자산 관련 업무가 정부부처 곳곳에 흩어진 것에 비해 기관별 행동강령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도 제대로 공개된 적 없다.

법안은 진즉 나왔다. 2021년 3월 민주당 신영대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거래 및 가치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도 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의 등록재산에 포함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은 그해 5월 같은 취지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함께 관련 법 체계를 정비하는 가상자산업법 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법안은 아직도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8일 논평을 내고 "쟁점은 가상자산의 보유 그 자체가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가 현행 재산등록·공개제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었고 그 취득과 처분 등 해당 재산의 변동 흐름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이미 투자가 대중화됐음에도 가상자산은 재산등록·공개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며 "국회는 시급히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충돌 문제도 있다. 김남국 의원은 2021년 7월 가상자산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다.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막대한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보유할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을 발의, 이로 인한 직접적 이익을 볼 수 있음에도 이해충돌 방지를 신고하지 않았다면 국회법상 징계 사유"라며 "김 의원은 보유재산 미신고, 이해충돌 미신고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전수조사의 필요성 또한 역설했다. 이들은 "김남국 의원 사례로 많은 정치인들이 가상자산 형태로 재산을 보유 중일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가상자산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정치인들의 불법 재산 증식과 은닉에 활용될 가능성이 더 크므로 감시와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권익위는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실태를 전수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각 정당도 의원들을 조사해 국민에게 자발적으로 공개하기 바란다"고 했다. 

"정치인, 검증받을 의무 있어"... 김남국은 "합법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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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감사원 개혁방안 범국민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이용우 의원 역시 '공직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공직자가 왜 재산신고를 하는가? 불법적인 돈인지 아닌지 검증받아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정치인으로서 태도의 문제도 크다"고 말했다. 또 김남국 의원의 해명에도 사실관계 파악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고, 이해충돌 여부도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당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김남국 의원은 논란이 번지자 거래내역 등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 주문하여 9억 8574만 1515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며 "저는 저의 정치생명과 전 재산을 걸 만큼 가상화폐 투자과정에서 투명하고 합법적으로 거래했다"고 항변했다(관련 기사 : 거래내역·잔고 다 깐 김남국 "합법 투자, 허위 보도에 강력 대응" https://omn.kr/23um5 ).
#가상자산 #공직자윤리 #이해충돌 #재산신고 #김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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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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