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사.사대부들이 국사를 논하며 낙서를 즐겼던 사찰.
이상헌
원통사는 과거로부터 사대부들이 즐겨 찾던 명소 중 한 곳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영조 때 활약한 귀록(歸鹿) 조현명(趙顯命)과 평보(平甫) 서명균(徐命均). 이들은 원통사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며 국사를 논했다고 전해진다.
조현명은 소론의 핍박으로부터 왕세제 연잉군(훗날의 영조)을 보호하는 데 힘썼으며 여러 요직을 거치면서 영의정에 올라 당시 문란했던 군역제도를 정비한다. 서명균 역시 영조의 탕평책을 도운 인물로서 우의정, 좌의정을 지내며 청렴결백한 관리로 살았다.
원통사는 오래된 가람임에도 지정문화유산이 하나도 없으니 의아한 일이다. 여러채의 전각도 유수한 전통이 깃든 건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약사전 바로 앞에는 상공암(相公岩)이라는 글자가 바위 속에 음각되어 있다. 상공은 재상이나 정승의 다른말이므로 아마도 과거 양반들의 유희로 짐작된다.
▲ 서울 속에 무지개논? 근심 없는 마을이랍니다 ⓒ 이상헌
옛 사람들의 낙서놀이지만 제법 공을 들여 새겨 넣었으니 선비들의 왕래가 잦았음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도봉산 계곡에 이런 바위글씨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원통사를 나와 데크길 조금 타고 내려오면 우이동 유원지까지 녹음길이 계속된다. 탁 트인 풍경을 볼 수는 없지만 싱그러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자분자분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일품이다. 북한산우이역 못 미쳐서 '우이동 산악문화허브'가 있다. 산악인 엄홍길의 업적을 기리는 전시관이므로 아이들과 견학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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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이런 곳이?... 사람 덜 붐비는 아름다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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