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시옵’ 고속열차. 철도 궤간은 러시아와 같고, 열차는 스페인에서 수입해 왔다.
Widerstand
이제까지 제가 중앙아시아에서 여행한 도시는 역사가 그리 깊지 않았습니다. 도시 자체의 역사는 깊더라도, 한 국가의 중심지가 된 것은 근대에 접어든 이후였죠. 하지만 사마르칸트는 다릅니다. 이곳이야말로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는 역사 속의 도시입니다.
사마르칸트는 현존하는 중앙아시아 도시 중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오아시스 도시로 그 역사는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의 동방 원정 기록에서도 사마르칸트는 번성한 도시로 등장합니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핵심이 되는 도시로, 실크로드 무역의 부를 거머쥔 도시이기도 했죠.
물론 그랬던 만큼, 이 도시의 주인은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페르시아계 민족이 있었다가, 8세기 경에는 투르크인의 도시가 되었죠. 사만 왕조, 카라한 왕조, 호라즘 제국, 몽골 제국까지 여러 국가가 이 도시를 지배했습니다. 14세기 티무르 제국의 수도가 된 뒤로는 이슬람 세계 문화와 학문의 최전선에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