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의당 광주시당.
김동규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속한 익명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의 포털사이트 계정을 해킹하는 수법 등에 관한 대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전남대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에 폭로된 가운데 17일 청년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전남대 학생위원회가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문제가 된 단체대화방 '전남대 낭만있는 단톡방'에선 전남대 여학생들이 참여하는 구글폼 설문조사를 통해 연락처를 조회한 뒤 포털사이트 아이디를 해킹하는 수법이 공유됐다. 이용자 A씨는 "전남대 포털의 경우 아이디는 학번이고 비밀번호는 생일로 기본 설정돼 있어 타인의 계정도 접속할 수 있다"며 "실제로 (여학우들의) 계정에 접속해서 학점과 사진, 주소, 가족관계는 물론 소득분위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단체대화방 속 B씨는 한 여학생의 신체 및 복장을 평가하는 발언을 한 후 "(불법촬영물을) 찍으려고 쫓아갔는데 보는 눈이 많아서 일단 보류했다"라고도 했다.
청년정의당 광주시당 전남대 학생위원회는 17일 성명을 내 "이번 일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전남대학교의 낮은 보안이 있다"며 "(전남대) 포털에 처음 접속할 경우 학번과 같은 비교적 공개된 정보로도 아이디 및 비밀번호 추론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 사건 가해자는 자신들의 행위가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함이었다는 뻔뻔한 말을 하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전남대 학생위원회는 "이 사건 가해자들은 여학생들의 몸매와 얼굴을 평가하고 불법촬영 및 유포까지 시도했다"라며 "지성과 학문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무분별한 개인정보 열람 및 취득, 외모 품평, 불법촬영 시도 등 구시대적이고 후진적인 범죄행위가 일어났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단톡 참가자 "학생들 불안감 키워 죄송"이라면서도 "처벌 안 받을 거 아는데"
사건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A씨는 "(정보 유출 관련) 주의를 주기 위해 예시를 들어 설명한 것이지 실제로 해킹을 한 적은 없다"며 "(여학생을) 몰래 따라갔다는 등의 발언은 제가 정말 잘못했다. 쉽게 꺼낸 말로 학생분들의 불안감을 키워 죄송하다. 처벌 안 받을 거 아는데 그래도 다수가 기분 나쁘고 불안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진심을 담아 글을 쓴다"라고 사과했다.
A씨의 사과문에 대해 전남대 학생위원회 박세영 위원장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사과문에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문에 담긴 '처벌 안 받을 거 아는데'와 같은 언급만 봐도 A씨가 이 사건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남대 학생위원회는 전남대학교 측에 ▲전남대는 전남대 포털, 전남대 도서관 등 유관 사이트의 계정 보안을 강화할 것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된 학생들을 강하게 처벌할 것 ▲전남대 구성원들의 학내 정보·보안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전남대 측 "수강신청 시즌 지난 뒤 보안 방침 바꿀 계획"
이번 사건에 대해 전남대학교 측은 "학교 측이 학생들의 영역인 커뮤니티 등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전산 관련 문제를 확인하게 됐다"며 "원래 전남대 포털은 매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돼 있는데, 변경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앞으로는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으면 포털에 접속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자 한다"며 "다만 이제 곧 수강신청 시즌이 오는데, 수강신청 때 이렇게 하면 당황할 학생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수강신청 시즌을 보낸 뒤 조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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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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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단톡방서 '해킹 수법 공유' 포착... "구시대적 작태 통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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