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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대통령 부부 색칠하게 한 대통령실

용산어린이정원 특별전시... "취임 1주년 기념사진 색칠할 수 있게 한 것"

등록 2023.07.26 16:08수정 2023.07.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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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커뮤니티 사이트 이스트사이드(잇싸)에 올라온 용산어린이정원 특별전시 색칠 놀이 사진. ⓒ 이스트사이드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 앞마당을 어린이에게 내주겠다"라며 지난 5월 개방한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주제로 한 놀이 활동과 치적 홍보성 전시가 열리고 있다.

최근 여러 소셜미디어에는 '용산 공원에서 아이들 색칠하라고 준 것'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캡처본이 공유됐다. 원 게시물은 지난 24일 커뮤니티 사이트 이스트사이드(잇싸)에 올라왔다. 게시물 사진에 나온 것은 어린이용 색칠놀이로 그 밑그림은 한 쌍의 성인 남녀가 강아지 여러 마리와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용이다.

이 남녀는 머리 모양이나 얼굴 윤곽 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연상시킨다. 지난해 12월 24일 윤 대통령 부부가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리트리버 강아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찍힌 사진과 비교하면 배경이 바뀌었을 뿐 매우 흡사하다.

방문객이 작성한 블로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색칠 놀이는 성인 남녀가 어린이 여러 명과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인데, 여기 등장하는 성인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연상시킨다. 김 여사 없이 윤 대통령으로 보이는 이와 여러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는 색칠 놀이도 있는 걸로 파악된다.  

대통령 치적 홍보에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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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12월 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리트리버 강아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 색칠 놀이는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시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 프로그램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이 전시는 '큰 꿈을 꾸고 멋진 미래를 상상하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전시! 즐거운 놀이와 공부를 함께 하세요'라고 전시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전시는 ▲대통령의 국정 활동 사진들로 그려보는 대한민국의 미래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외교의 현장 등을 주제로 한 사진 전시와 ▲낱말 자석으로 직접 써보는 자유의 글짓기 ▲원하는 그림을 선택해서 색칠하기 ▲어린이들과 함께한 대통령의 시간과 즐거운 놀이 공간 등의 참여 활동 등으로 구성됐다.

한마디로 윤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는 전시인데, 문제는 이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이들이 주로 어린이라는 점이다. 특히 어린이는 색칠 놀이를 하면서 색칠 주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즉 정치의식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에게 윤 대통령 부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용산공원의 일부로, 120년 동안 외국군의 주둔기지로 사용된 이 곳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것은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공약 이행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공원을 대통령 치적 홍보와 대통령 부부 미화에 활용하는 것은 용산공원을 온전히 국민에게 돌려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관리·운영을 위탁받았다. 하지만 이 특별전시는 대통령실에서 기획한 것으로, 홍보기획비서관실은 지난 6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특별전시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대통령실은 색칠 놀이가 제공된 특별전시에 대해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전이다. 전시된 사진을 색칠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현장에는 빈 도화지든 그려진 도화지든 (방문객이) 원하는 도화지를 선택해 그릴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색칠놀이 #용산어린이정원 #대통령부부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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