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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 "사단장·여단장 혐의 제외하란 건 정치적 외압"

박정훈 대령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 "최종 결정 났는데 번복... 외압"

등록 2023.08.14 12:00수정 2023.09.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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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박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2023.8.11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박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2023.8.11 ⓒ 연합뉴스

 
지난달 경북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을 조사하다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되고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의 법률대리인이 "사단장·여단장의 혐의를 제외하라는 것은 정치적 외압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1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수사가 이미 결과를 내고 있는데 담당 기관에서, 그 대상자를 빼라는 것은 수사하지 말라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이미 유족에게도 설명 드렸고, 국방부 장관한테도 결재가 난 상황인데, 이미 최종 결정이 난 상황에서 다시 그것을 번복하는 과정"이라면서 "외압이 명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간부 8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빼라는 것부터 압박 시작"

그는 이번 논란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간부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부분을 빼라'는 국방부의 압박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외압을 행사한 주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국방부 수뇌부"를 지목했다. 그는 "법무관리관은 국방부 장관의 법무 참모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독립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차관의 의사도 있던 거로 보면 국방부 수뇌부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법무관리관 표현을 해석해보면 결국 직접적 과실자로 제한하라, 이 얘기는 현장의 지휘관들에 제한하라 이런 뜻 아니겠나"라면서 "결국 사단장이랄지 여단장은 이첩 대상에서 제외하라,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 11일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일 오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한 통화에서 "법무관리관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를)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증거가 현재 전혀 없는데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언론 브리핑 자료가 (안보실로) 들어갔다는 것 때문에 많은 의혹을 사고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령이 전날(13일) '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김 변호사는 "집단항명 수괴 혐의죄가 성립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하는 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 보류 내지 불기소 결정을 해 달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군 수사심의위원회는 군 수사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국방부 장관이 위촉하는 민간인으로 구성된다.

군 수사심의위원회가 집단항명 수괴 혐의에 대한 수사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군검찰 수사 거부를 철회하겠냐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했다는 자체는 그 결정에 대해서 존중한다는 뜻이 깔려 있다"고 답변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외압 없이 상식 있는 분들, 어느 정도 전문적 지식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결정한다면 이 사태의 본질을 파악 못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박 대령 혐의를 '집단 항명 수괴'라고 적시한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수괴라는 것은 한 명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자세한 범죄사실을 고지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범위를 집단으로 보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대령 #고 채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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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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