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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조작 혐의' 트럼프에 마피아 두목 처벌법 적용

미 조지아주 검찰, 트럼프 기소하며 '리코법' 적용한 이유는?

등록 2023.08.16 08:43수정 2023.08.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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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기밀 반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자신의 전용기에 오르며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를 비롯해 총 37건의 법 위반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선거 조작 혐의로 기소하며 이른바 '마피아 두목 잡는 법'을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으려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패배하자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1만1779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공화당 소속인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은 "우리는 당신이 이겼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트럼프와 18명의 공범들, 리코법으로 묶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조, 공갈, 허위 진술을 포함해 마피아와 같은 범죄 조직을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s)법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리코법은 1970년대 미국 연방의회가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직을 복잡하게 만들어 법의 처벌을 피하려는 마피아 두목을 잡기 위한 목적이다. 조지아주는 1980년 리코법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AP통신은 "리코법은 여러 개의 범죄 혐의를 하나로 묶어서 기소할 수 있다"라며 "검찰의 기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18명의 피고인이 올라가 있으며, 이들은 조지아주 리코법에 따라 공범으로 합쳐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기소가 아닐 수도 있지만, 가장 전면적인(the most sweeping) 기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패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작년에 범죄 조직을 기소할 때 이 법을 적용하면서 "리코법은 법 집행기관이 국민에게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도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리코법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별개의 범죄를 저지른 여러 사람을 기소할 수 있게 한다"라며 "범죄 조직의 하급자뿐만 아니라 권위적 위치에 있는 사람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클라크 커닝햄 조지아주 주립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이 범죄 집단의 목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를 기소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공화당 경선 선두... CNN "대선에는 영향 있을 것"

지금까지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불법 반출, 선거 조작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이 4번째 기소다.  

그럼에도 강성 지지층 덕분에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기소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헌법상 대선에 출마하거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조지아주의 경우 주지사가 아닌 주 위원회만 사면할 수 있고, 그 권한도 제한적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기소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대선에서 승리해도 자신을 사면할 수 없다. 

CNN방송은 "여러 기소와 재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기소는)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경합 지역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대선이 워낙 적은 표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 다음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대선 부정에 대한 복잡하고 상세한 보고서를 오는 21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가 공개되면 나를 포함해 이번 기소에 포함된 모든 사람이 완전하게 면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조지아주 검찰의 기소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자 미국 사법제도에 해악을 끼친다"라며 "진짜 범죄자들은 이 기소장을 만든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리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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