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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대리인단 앞세워 공탁 강행 정부, 혈세 막쓰나"

시민단체, '일제 강제동원 배상금 공탁 이의신청 기각 법원 결정' 불복 나선 정부 규탄 성명

등록 2023.08.24 10:33수정 2023.08.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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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21일 오전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양 할머니는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감을 못 잡겠다"고 말했다. 2023. 3. 21.(자료사진) ⓒ 연합뉴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24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금 공탁 불수리 처분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불복해 정부가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 혈세로 일본을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내세워 22일 고 박해옥 할머니의 배상금과 관련해 전주지방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한 데 이어, 23일 생존자 이춘식 할아버지‧양금덕 할머니의 배상금과 관련해 광주지방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정부의 항고심 제기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공탁 불수리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 거듭 퇴짜를 맞은 것을 자성하기는커녕, 다시 다퉈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가해자인 일제 전범기업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고 싶다는 피해자들의 피맺힌 절규는 들은 체 만 체, '일본 기업이 주든, 우리 정부가 주든, 그저 돈만 받으면 피해자들이 갖는 만족감은 같은 것 아니냐'는 게 정부의 주요 논거"라며 "역사의식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염치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정부, 1심이어 항고심도 전직 대법관 앞세워 총력

항고 절차에 나선 정부가 양금덕(92·광주광역시) 할머니 배상금 공탁 사건과 관련해 민일영 전 대법관 등 9명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을 두고는 "호화 변호인단으로 항고 절차에 나선 그 돈은 결국 누구의 호주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냐"며 "윤석열 정권은 간도 쓸개도 없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제3자 변제가 법원에 의해 파산상태를 맞게 된 정부의 다급한 처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들이 어렵게 성취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설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과거 우리는 일제에 36년 동안 국권을 빼앗긴 채 노예처럼 살아야 했다. 가해자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피해국 국민 혈세를 이렇게 써도 되는 일인가. 윤석열 정부의 추태는 어디까지인가"라며 불복 절차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비롯한 전국 6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연합단체로, 윤석열 정권 출범 후 대일 굴욕외교를 비판하고 역사 정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꾸려진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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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22년 9월 1일 광주광역시 자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합니까?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준다면 절대로 받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 부탁한다고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강제동원 #양금덕 #공탁 #미쓰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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