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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푸틴 왜 만나려고 하나... 외신 "서로 얻을 것 많아"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 백악관 "북한, 러시아에 무기 주면 대가 치를 것"

등록 2023.09.06 09:23수정 2023.09.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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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이 틀어지고, 코로나19 확산으로 2019년 6월 이후 4년 넘게 북한 밖을 나서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관련 기사 : 러 국방 "북한과 연합훈련 논의"...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추진).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제공하면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pay a price)"이라고 경고하며 최근 들어 깊어지고 있는 북러 관계를 사실상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무기를 제공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이를 위한 양국 간 협상이 적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라며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한미일 동맹보다 약한 것 알아... 위협 느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두 정상의 만남이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막기 위해 수년간 국경을 닫았던 탓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에 식량 원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김 위원장의 국제정치 복귀를 팬데믹 극복의 선전전에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이 3자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자신들도 강력한 동맹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의 아르툠 루킨 교수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가 있어도 북한이 한미일 동맹보다 훨씬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북한은 정말로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도 북한으로부터 얻을 것이 많다. WSJ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 방어선 일부를 돌파한 시점에서 나왔다"라며 "북한의 무기 공급은 러시아가 군수품 생산을 늘리는 동안 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군수품 공장이 300개가 넘지만, 국제 제재 탓에 원자재나 부품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북한이 보유한 무기도 대부분 소련 시절 개발한 구형이고, 최신 무기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러, 전쟁 폐허 재건하는 데 북한 노동자들 필요"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양국에 가져다줄 경제적 이익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유엔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작년부터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을 재개했다"라며 "북한의 대외 무역은 거의 중국을 통하지만, 전문가들은 석유 분야만큼은 러시아를 북한의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 더 많은 노동자를 보낼 수 있다"라며 "이를 금지하는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재건하는 데도 북한 노동자들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깊어졌고, 북한으로서는 이 고립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련 전성기 때처럼 따뜻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북한은 동맹이 필요한 러시아로부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은-푸틴 만남 방해하고픈 미국, 일부러 정보 흘렸나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라며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가능성을 짚었다. 

이어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 투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지만, 한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 대가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높은 가격을 받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항상 불안하게 느껴왔다"라며 "러시아가 동맹을 찾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는 국제 네트워크를 다양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BBC방송은 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았다. 미국이 먼저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안전에 편집증이 있고, 해외 여행을 위험한 것으로 여긴다"라며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해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이용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은밀하게 회담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은 이 만남을 사전에 공개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놀라게 하고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방해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동선을 숨기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라며 "방문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취소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버나드 루 교수는 "김 위원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에 대해서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확인을 거부했다.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북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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