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 열차를 타기위해 충남 홍성역에 모인 홍성 주민들
이재환
2050 탄소중립 위한 로드맵이 '경쟁'?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향후 10년 앞에 닥친 가장 큰 지구적 재앙이 기후위기라는 사실은 확인되었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은 일상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국가 비전을 발표한 바 있지만, 연도별 구체적인 탄소배출감축 목표가 없거나 '철도 경쟁체제'에서 보듯이 개별 정책에서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2019년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9830만 톤으로 도로 9427만 톤, 항공 165만 톤, 해운 134만 톤, 철도 29만 톤으로 도로수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이다. 결국 자가용을 비롯한 도로수송에서 친환경적인 철도수송으로의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50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철도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가장 강력한 수단은 "통합환승체계구축"이고, 이를 가로막는 장벽은 효과도 불분명한 '철도 경쟁체제'다. 다시 말해 자가용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대량수송이 가능하며, 안전한 철도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즉 문전수송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철도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책은 철도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를 상호연결하는 통합환승체계다.
최근 독일 정부는 5200만 장이 팔린 9유로 티켓 성공에 힘입어 월 49유로로 고속열차를 제외한 전국 모든 열차와 전철 등을 무제한 이용, 환승이 가능한 도이칠란트 티켓을 발매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9유로 티켓 3개월 운영을 통해서 18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프랑스 정부도 내년 여름부터 독일과 같은 방식의 49유로 티켓발매를 공식 발표했다.
10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권고를 통해 "전 세계 인구 중 소수의 부유층이 가난한 50%보다 더 많은 오염을 일으키고 가난한 나라들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도 피해는 가장 크게 받고 있다"고 비판한 바와 같이 기후위기의 또 다른 본질은 불평등의 확산이다. 일본 정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의 직격탄을 맞은 태평양도서국가 재앙이 그러하고, 국내적으로는 10년 전 발생한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도 에너지정책이 불러온 지역 간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