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계급은 소장.
해병대
채 상병 사고 하루 전인 7월 18일 오전 임 전 사단장은 현장을 둘러보다가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수변현장에서 포3대대 9중대 병력을 발견했다. 당시 9중대장은 현장 확인을 통해 진입로와 안전위해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중대원들을 대기시키고 있었다고 한다.
임 전 사단장은 진술서에서 사단장인 자신이 중대급 이하를 직접 상대하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신속기동부대장의 교육여건을 보장해주기 위해 약 50m 이상 멀리 떨어져 기다리고 있다가 교육이 끝난 뒤 지나가면서 그 부대를 격려하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중대장의 증언은 이와는 상당히 다르다. 임 전 사단장이 "왜 빨리 작업 시작하지 않고 병력을 대기시키고 있는 거야"라고 말한 후 해병7여단장(신속기동부대장)과 7여단 주임원사와 함께 30m가량 떨어져 이동했다는 것이다.
중대장은 자신이 병력을 인솔하기 위해 자리를 뜨려 하자 임 전 사단장이 "왜 중대장이 가냐, 행정관이 다녀와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행정관이 데려온 중대원들에게 7여단장이 '전술적으로 신속하게 작업을 시작하고, 수변을 정밀수색해라. 조를 나누어서 책임자를 지정해 실시하고 본인이 건의해서라도 포상휴가를 줄 테니 열심히 수색해라'고 교육했다.
이후 중대장은 직속상관인 포3대대장에게 사단장과 조우했던 사실을 보고했는데, 포3대대장으로부터 "사단장님이 9중대 현장을 보시고 '늦게 왔다 + 우왕좌왕하며 뭐하는지도 모른다'고 화내셨음"이란 카톡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임 전 사단장이 포3대대장을 질책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임 전 사단장과 중대장의 진술 중 일치하는 부분은 신속기동부대장이 수색현장의 중대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임 전 사단장이 수 십 미터 떨어져 있었다는 정도다.
또 임 전 사단장은 중대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했지만, 중대장은 "(임 전 사단장이) 기분나빠하시면서 '너네 어느 부서냐'고 말씀하셨고... 현장 확인하고 나서 보내려고 한 건데, '빨리 내려 보내라'고 하셨고"라며 답답한 마음을 대대장에게 토로했다. 중대장의 진술서에는 대대장 역시 "'나도 혼란이 생기는데 너희는 더 그렇겠지'라고 하시며 위로해 주셨다"고 쓰여 있다.
공교롭게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을 둘러본 직후 포3대대 9중대는 벌방리 하천에 투입됐고, 여러 매체 사진 기자들이 해병들이 하천으로 들어가 수색을 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7월 19자 <국민일보>에 실린 "'실종자 찾아라'... 해병대 상륙장갑차까지 전격 투입" 제하의 기사에 실린 사진 역시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는 9중대 장병들을 찍은 것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여단장이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해서 위와 같은 장면의 사진이 촬영되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채 상병 사건 이후 해당 사진이 논란이 되자 포3대대장은 "촬영 목적으로 임의로 촬영시간대만 입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하천으로 들어가 수색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지, 실제로 물속에서 실종자 수색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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