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의 공원
Widerstand
다시 읽어본 <설국>도 감상은 비슷했습니다. 다만 눈 쌓인 도시에, 어쩐지 소설의 한 장면이 재현되고 있을 것 같은 느낌만큼은 생생했습니다.
아키타에 도착해 작은 미술관과 공원, 오래된 성의 유적을 돌아봤습니다. 그 사이에도 눈은 끝없이 내렸습니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럽게 걸었습니다.
더 남쪽으로 내려와 <설국>의 배경인 니가타에 오니, 그곳은 오히려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올 겨울 일본은 남북의 기온 차이가 아주 심하다는데, 아마 이제 그 더운 남쪽에 들어온 모양입니다.
니가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았습니다. 눈 대신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일본은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인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라는 것도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작은 도시는 분주할 것도 없이 차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충분함과 충만함
저도 그에 묻혀, 오래된 일본식 집을 개조한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가끔 우산을 들고 동네를 산책했습니다.
설국의 크리스마스를 찾아왔지만, 저의 크리스마스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도호쿠의 북쪽을 따라 내려오며 눈도, 바다도, 작은 도시의 평온함도 충만하게 볼 수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