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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날리면' 심의 돌입 방심위... "윤 대통령, 피해자될 것"

여권 추천 전격 위촉, 국회 추천은 3개월 넘도록 감감무소식... 민주당 "이런다고 무능 가려지나"

등록 2024.01.23 14:22수정 2024.01.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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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윤성옥 방송통신심의위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심위원 불법 해촉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윤성옥 방송통신심의위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심위원 불법 해촉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 남소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난맥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회의장 추천 몫은 3개월 넘도록 위촉을 미뤄온 윤 대통령은 22일 여권 추천 2명은 전광석화로 위촉, 방심위 구성을 여권 6대 야권 1로 만들었다. 이 방심위는 MBC의 1심 패소를 계기로 '바이든-날리면' 심의 착수도 결정했다. 

반면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민원을 비판해온 옥시찬·김유진 두 위원은 지난 17일 해촉됐다. 홀로 남겨진 윤성옥 위원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좌담회에서 류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 제보자 색출을 위해 내부감사, 경찰 수사 등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공직자의 중대비위 행위를 용기내고 고발한 고발자를 겁박하는 게 정상적인 국가일 순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심위가 이 사건과 비슷한 2018년 허위민원 의혹 판결문도 일부러 숨긴다고 의심했다. 

윤 위원은 또 "어제 대통령은 대통령 추천 2인(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만 위촉해서 6대 1을 만들었다"며 "이분들은 방송심의제도나 위원회는 중요하지 않다. 총선 승리만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더 심각한 것은 선거방송심의원회에 야권 추천 의견이 하나도 반영 안 됐다. 편파적 심의위는 벌써 불공정 심의를 예고했다. 불공정한 심의는 불공정한 방송을 낳고, 불공정한 방송은 불공정한 선거로 이어진다"고 걱정했다.

김유진 전 위원은 "제가 어리석은 전망을 했던 것 같다"며 "해촉되고 난 뒤 방통위에 이어 방심위까지 여당 위원들만의 위원회로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에 정부가 좀 부담을 느껴서 6대 3 구조를 만들고, 방심위는 정상화됐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대통령 추천 몫 두 분만 추천하고, 국회의장 추천자들은 위촉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제가 이 정부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바이든-날리면' 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윤 대통령될 것"
 
a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심위원 불법 해촉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심위원 불법 해촉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황열헌 전 문화일보 편집국장과 함께 국회 몫으로 추천됐지만 3개월이 넘도록 위촉이 미뤄진 최선영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도 답답해했다. 그는 "왜 저를 위촉하지 않나 여기저기 여쭤봤는데 대답하는 곳이 아무도 없었는데, 어제 (여권 추천인사) 두 분을 빛의 도로 위촉하는 걸 보면서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봤다"며 "류 위원장처럼 부하같이,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사람을 쓰고 싶은데 제가 그렇지 않을 것이란 느낌적 느낌을 가진 게 아닐까"라고 봤다.

"어제 여당 위원 6명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MBC '바이든-날리면'이 또 다시 화제가 되어서 (제재 여부를) 심의·의결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렇게 했을 거다. '이 뉴스가 심의 안건이 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대통령 자신이다. '바이든-날리면' 듣기평가 시즌2가 될 게 분명하고, 대통령 이미지에 좋을 게 없다. 그리고 재판 중인 프로그램 심의는 원칙에 어긋난다.' 윤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존중해서 대통령 업무를 하시라. 김진표 의장에게도 요청한다. 국회와 의장을 통으로 무시하는 대통령에게 강력히 항의해달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가 참담하다"며 "방송장악에 대한 정부의 검은 욕망이 (방심위의) 6대 1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충격적인 것은 새로 임명한 2명을 포함해서 여권 6인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MBC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대한 심의 착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 족쇄를 채워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막으려는 행태다. 이렇게 한다고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이 절대 가려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고민정 의원도 "윤석열 정권이 가장 집요하고 노골적으로 무너뜨리려는 분야가 언론"이라며 "언론의 펜을 꺾고 카메라를 돌리면 실정을 감출 수 있다고 믿는지 노골적인 언론장악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고 감사원과 권익위, 검경까지 동원한 언론장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며 류희림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오는 29일 직접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도 알렸다.

[관련 기사]
'청부민원 비판' 방심위원들 해촉, '윤석열표 언론검열기구' 우려 https://omn.kr/273qf
"류희림 위원장, 역대 최악... 조직의 수장으로서 의심스럽다" https://omn.kr/275lq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론장악 #바이든날리면 #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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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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