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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에는 우리 뇌의 신경세포를 보호해주는 카페올키닉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잇다. ⓒ 홍경환
2013년 아버지의 치매 증상을 발견한 뒤로 12년째 부모님을 간병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의 시간은 나에게 투쟁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각종 전문 서적을 읽어봤고, 부족한 부분들은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아봤다. 그 결과 나의 아버지는 아직도 '집'에서 자식과 아내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나는 아버지 간병을 통해 치매는 충분히 예방 가능하고, 설혹 치매가 찾아왔다 하더라도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됐다.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어 책도 썼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두려워하면서도,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치매 환자 가족모임 등을 통해 내가 터특한 '팁'을 전해줘도 실천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었다. 또 치매가 가장 두려운 병이라고 기회 있을 때 마다 이야기하면서도, 치매 예방법을 알려줘도 실천하는 사람은 가뭄에 콩나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치매로부터 고통받고 있으면서, 또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에 몸서리치면서도 말이다. 사람들은 지니의 마법과 같은 '한 방'에 치매를 치료해 주는 '약'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그런 약이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치매는 우리의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것이 식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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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서 묵힌 밭 등에서 채취한 쑥은 잔류 농약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홍경환
인공적인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조금만 더 자주 먹어줘도 우리는 치매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게 된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봄에 나오는 많은 음식들이 '약'이나 다름없다. 대표적인 것이 쑥과 도다리이다.
쑥에는 무기질과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C 등이 풍부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치네올(cineol)과 카페올키닉산(caffeoylquinic acid)이라는 성분이다.
카페올키닉산은 우리 뇌의 신경세포를 보호해 주는 기능이 뛰어나다. 치네올은 소화를 돕고 입맛을 돋우는 효능이 있다. 치매 환자들이 흔히 복용하는 약은 식욕부진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의사들이 약의 용량을 정량대로 사용하고 싶어도, 환자의 식욕 부진 때문에 약을 정량만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봄철 쑥 같은 제철 음식을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는 되도록 온실에서 재배한 쑥보다 거친 야생에서 살아남은 쑥을 권한다. 모든 식물은 거친 자연환경과 싸우기 위해 독특한 화학물질을 만들어 낸다. 식물이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라 하여 피토케미컬 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 하는데, 이는 식물을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지만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즉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파이토케미컬도 많이 만들어 내고,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우리가 질병으로부터 싸우는 힘도 생기는 것이다. 인삼보다 산삼의 약효가 뛰어나고 가격이 훨씬 비싼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쑥과 최고의 궁합을 이루는 식품은 봄 도다리라고 할 수 있다. 도다리에는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B3 등 비타민B군이 풍부한데, 이들 영양소는 뇌가 활발히 작동하는 것을 돕는 작용을 한다. 또 모든 해산물에는 오메가3가 풍부한데, 제철을 맞은 봄 도다리에는 오메가3도 많이 함유돼 있다. 오메가3는 혈관을 튼튼하게 해줘서 뇌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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