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애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 그 유권자들이 당선인에게 가장 바라는 건 무엇인가. 무거운 마음으로 받들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딱히 주문하시는 건 없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갈지 물으신다. '관심도 있고 관련업무를 챙기겠지만 (고집해서) 가진 않겠다'고 했다. 전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를 희망해 가려고 한다. 왜냐면, TK 지역의 행정은 수십 년간 한 번도 제대로 견제를 받아 본 적이 없다. 25개 의석이 모두 국민의힘이다. 자기 식구처럼 늘 눈을 감아주는 분위기다. 민주당도 (험지인 이 지역에) 별로 관심도, 아는 것도 없다. 지방 광역 의원도 없었던 시절이 길었다. (1당을 견제할 타 정당) 광역 의원 하나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도 행정 감사를 온다 한들 뭘 할 수 있겠나. 기껏 신문에 나오는 기사 몇 가지를 들고 감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다. 그래서 TK 지역 행정은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다. 행정에 대한 건강한 견제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 침체 원인은 무엇일까.
"지방권력을 수십 년간 (특정 정당이) 독점해 오며 빚어진 부작용이라고 본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식으로, 한 번도 (다른 정당들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
- 당선인은 꽤 오랫동안 경북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과 함께 지방선거 제도의 개혁을 강조해 왔다. 22대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낼 계획인가.
"지방 선거제도의 방식을 바꾸는 거다. 지금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갤 수 있게 돼 있다. 못 쪼개도록 만들어야 한다. 2인 선거구로 돼 있는 것은 과감히 선거구 조정으로 3인 이상 대폭 늘여야 한다. 제가 바라보는 기준은 대구경북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지금 기초의원 선거제도는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갈 여지를 근원적으로 막아 놨다. 정치가 없어진다. 다 같은 당으로 구성돼 있으니까.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다 보니 지방선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사라진다."
- 작년에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석패율제-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주장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
"성과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회가 20년 만에 선거제도로 전원위원회를 열었고 국민공론화 과정도 거쳤다. 아직 우리 유권자들이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주장과 다른 결과라 해도 국민 다수가 그렇다면 저희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더 이어질 여지를 남겼다. 우리가 다시 시작하는 거다. 현 지방의회 선거제도가 어떻게 지방자치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할 것이다."
- 어떻게 논의를 하려고 하나?
"우선 이 문제에 공감하는 다른 의원들과 모임을 구성해 공부해 볼 생각이다. 현장, 즉 지방 의원들과 지방자치를 고민하는 목소리를 들어봐야 하기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시작은 민주당 안에서 하고, 모아지는 이야기를 갖고 공감대를 확산시켜서 다른 정당과도 가능하다면 연대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올해 안에 다 마무리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논의를 하자면 내년이 돼야 할 텐데 그 사전작업을 올해는 해야 한다고 본다."
- 그간 선거제도 논의 자체가 결국엔 양당, 수도권 중심의 결론으로 종결돼 왔다.
"맞다. 한때 기초의원들은 정당공천제에 문제의식이 많았다. 폐지해달라는 요구도 많이 했다. 그러나 정당에 기반한 정치를 하는 게 대의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정당공천제를) 없애기 어렵다. 그러면 어떻게 의회 구성을 다양하게 해야 할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이야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지방선거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해 본 일이 잘 없는 것 같다. 당사자는 늘 거기 없기 때문이다. 논의하는 자리의 주인이 아니다. 당사자들은 쳐다보고 두 손 모아 '제발 고쳐 주세요' 하다가 거기서 법 제도를 딱 정해주면 받아내는 거 밖에 안 되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어떻게 하고 싶나.
"이 문제를 누군가는 문제제기를 해야 할 텐데 그게 제가 가장 적임자라는 생각이다. 경북에서 민주당은 소수다. 경북 민주당으로 기초의회부터 출발한 사람이 목소리를 낸다면, 그건 제가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가 끝나고 난 다음 실제로 TK 기초의원들이 제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반드시 선거제도를 고쳐 달라고. 이분들은 느낀다. 늘 국회가 자기 문제를 다룰 때, 그 진정성이 당사자들이 느끼는 것처럼 절박하지 않다는 거다."
"'나라 지키겠다'는 막판 보수결집,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