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국민의힘 당선인(경남 창원·마산·합포)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 원내대표 중심 체제가 현재 여당의 위기 극복에 유리하다고 보는 건가.
"지금 제 생각은,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초기에 지역 활동을 자제하고 국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거다. 자기가 속한 상임위의 법안을 두고 민주당과 논쟁에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고 무장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억지를 쓰는 모습을 국민이 보게 해야 한다. 논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한다. 우리의 방어선이 무너지면 민주당이 분별력을 잃고 마구 밀어붙일 거다.
우리가 볼 때 절대로 안 되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재정 적자가 더 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채를 물려줘선 안 된다. 연금 개혁, 의료 개혁 등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러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를 국민들께 설득하고 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 그것을 짓밟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럼 국민들이 동정이라도 하지 않겠나. 그리고 다음 기회라도 주지 않겠나.
그저 우긴다? 그건 다수당일 때나 하는 거다. 소수당은 처절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 이걸 하지 않으면 지금 인구 구조가 앞으로 우리가 선거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혜롭게, 안 되는 건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고 협상할 건 협상하면서 헤쳐 나가야 하는데, 닥친 난제들을 외면하고 마치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듯 외면하고 국회 밖에서 전당대회를 하면 해법이 나오나? 안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전당대회 하다가 오히려 당 지지율만 추락했다. 그런 걸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
지금 한가하게 당 대표를 뽑을 시간이 없다는 게 현실적인 문제고 그리고 당 대표 제도라는 게 민주주의 대의정치에도 반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각각 지역에서 5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당 대표는 아무리 넓게 잡아도 1%의 국민밖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대의정치라는 측면에서 봐도, 기본적으로 대표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제왕적 당 대표 체제의 문제점은 민주당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우리 당에서도 혼선과 혼란, 실망으로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원내 정당에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당 대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해결이 안 된다. 집단 지성은 국회에서 발휘해야지 그걸 외면하고 딴짓한다? 그건 오히려 지금 절박한 민생의 현안 그리고 위기에 처한 정부·여당의 입지를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 결국 현재 여당은 정책적 유능함을 발휘해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보수에게 사람들이 바라는 건 유능함이다. 보수는 때때로 너무 잘나서 기분 나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 사람들한테 맡기면 그래도 나라가 걱정이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보수 정치인이) 오히려 걱정을 더 끼치고 민폐를 끼치는 집단이 되고 있다."
"압도적 야당 공세 맞설 원내대표, 용산과 신뢰 필요해"
- 현 상황만 아니라 앞으로도 원내대표 중심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보나?
"근본적으로도 당 대표 체제는 맞지 않다는 것이 오랜 지론이다. 당 대표가 무엇을 하나. 당이 위기를 처했을 때 비대위 역할을 하는 경향이 조금 있지만, 그럴 때 말고는 대개는 역효과를 낸다. 당 지지율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당내 분열을 만들어 원내 집중성을 분산시키고 있지 않느냐.
대선을 치를 때는 사실 전국위원장이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을 예로 들면, RNC(공화당전국위원회)·DNC(민주당전국위원회), 우리나라로 치면 전국위원회다. RNC·DNC는 정당 모금을 하고 정당 홍보를 한다. 또 매일같이 당의 입장문을 낸다. 원외에서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국회의 상황을 알리고 정당의 입장을 알린다. 사실은 상시 선거 체제다. 대통령 후보라든가 전국 선거의 후보를 정하는 상시적인 선거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조직인 셈이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지금 당 대표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 아닌가. 그건 욕심 아닌가. 역사적으로 봐도 당 대표한 뒤 바로 대선후보가 된 경우는 별로 없다. 우리가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권주자는 대선 1년 전에 전국위원회를 통해서 미국식 전국순회 방식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고 그러면서 훈련을 하고 민심에 맞게 공약을 다듬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