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에 모인 시민단체들은 신용카드 쿠키를 나누어 주는 캠페인을 통해 매주 사람들이 신용카드 무게와 같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하고 있단 점을 강조했다.
IISD
"석유화학계 로비스트 각국 대표단과 만나 의견 피력"
4차 회의에 참석한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아래 오션)의 이유나 국제협력팀 팀장은 플라스틱의 '긍정적' 역할을 옹호하는 업계의 문구를 예시로 소개했습니다.
이 팀장은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옹호는 오타와 공항 내 수하물을 찾는 TV 광고에서 시작한다"며 "(도시 내) 차량 지붕에 플라스틱 옹호나 홍보 문구를 내건 승용차가 맴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구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플라스틱, 코로나19 영웅(Plastic, COVID HERO)"이나 "플라스틱은 생명은 살린다(Plastic save lives)" 등의 문구입니다.
이 팀장은 "(로비스트 196명 중) 16명은 국가대표단에 포함돼 있다"며 "이보다 더 많은 로비스트가 환경단체인 것처럼 시민단체(NGO)를 설립하여 옵서버(참관인) 자격을 가지고 참여 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들 로비스트가 각국 대표단과 접촉하여 의견을 피력하고 있단 것이 이 팀장의 지적입니다.
그는 "(로비스트가) 가진 협상력 자체가 매우 강력하다"고 우려했습니다.
CIEL에 의하면, 4차 회의에 등록한 로비스트 196명 중 16명은 중국·튀르키예·우간다 등 국가 대표단에 등록돼 있습니다. 각국 대표단에 석유화학업계 로비스트가 포함됐단 뜻은 해당 국가가 협상에서 산업계 의견을 반영하고 있단 뜻입니다.
아울러 해당 수치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단 것이 CIEL의 지적입니다. 해당 수치는 석유화학업계를 대표하거나, 업계로부터 금전적 지원받은 인사만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NGO 등을 통해 참관인 자격으로 들어온 로비스트는 집계에서 제외됐습니다.
기관은 "회의에 참석한 일부 로비스트들은 업계와의 연관성을 은폐했을 수 있다"며 "196명이란 수치가 보수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FT, 플라스틱 국제협약서 엑슨모빌 등 석유화학업계가 반대 피력
현재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쟁점 중 하나는 생산 자체를 감축할지 혹은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할지입니다. 해당 쟁점은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EU나 영국 등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야심찬 목표 연합(HAC)'은 2040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생산을 기존의 30%까지 줄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생산 과정에서 과불화화합물(PFAS) 같은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이란·중국 등 산유국들은 협약 초안에 담긴 신규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석유화학 부산물이자 플라스틱의 1차 소재인 '폴리머' 규제 역시 반대합니다. 석유화학업계 이들과 같은 입장입니다.
최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플라스틱 국제협약 협상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FT는 그중에서도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이 업계의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엑슨모빌은 지난해에만 1,120만 톤이 넘는 폴리에틸렌(PE)을 생산했습니다. 회사 제품 솔루션 책임자이자 국제화학산업연합회 회장인 카렌 맥키는 FT에 "문제는 오염이지, 플라스틱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맥키 회장은 이어 "오염 관리와 환경 보호 측면에서 플라스틱 생산 제한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FT에 의하면, 엑슨모빌에서는 임원진 최소 5명이 4차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의 키르티 바스타 연구원은 "플라스틱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