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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옹호' 독일 정당, 유럽의회 극우 모임서 퇴출

독일대안당(AfD) 의원 "나치 친위대라 해서 무조건 범죄자 아냐"

등록 2024.05.24 09:08수정 2024.05.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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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극우정당 교섭단체의'독일대안당'(AfD) 퇴출을 보도하는 영국 BC ⓒ BBC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을 한 독일대안당(AfD)이 유럽 극우정당 모임에서 퇴출당했다. 

유럽 각국 극우정당이 만든 유럽의회 교섭단체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23일(현지시각) AfD 소속 유럽의회 의원 9명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프랑스 AFP통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ID는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Lega) 소속인 마르코 자니 ID 대표가 표결에 부친 제명안을 소속 정당 대표 8명 가운데 5명이 찬성해 가결했다. 

극우정당들도 외면... 갈 곳 없는 AfD

ID에는 AfD와 동맹, 프랑스 국민연합(RN), 벨기에 플람스 벨랑(Vlaams Belang), 오스트리아 자유당(FPOe) 등 극우 정당이 속해 있다. 이들은 유럽의회에서 극단의 우익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라레푸블리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친위대 제복을 입었다고 해서 무조건 범죄자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라며 홀로코스트를 주도했던 나치 준군사조직 친위대(SS)를 두둔했다.

그는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친위대가 거의 1백만 명에 달했다"라며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평가해 비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즉각 유럽을 분노케 했다.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의원은 "관리가 불가능한 이 단체와 깨끗하게 결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점령당한 바 있다. 

AfD는 문제의 발언을 한 크라 의원만 따로 제명해달라고 ID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이민 내세운 독일 극우정당... 나치 옹호에 '역풍'

유럽연합(EU)의 남부 유럽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단체로 2013년 창당한 AfD는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이민자 및 EU 대한 반감을 자극했고, 유럽으로 오는 난민이 증가하자 갈수록 강력하고 급진적인 반이민 세력이 됐다. 

그러나 올해 1월 AfD 의원들이 이주민 수백만 명의 추방을 논의한 비밀모임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고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크라 의원의 나치 옹호 발언이 나오면서 유럽의 극우 정당들까지 외면하는 정당이 되고 말았다.

현재 ID의 유럽의회 의석은 59석이다. AfD는 9명으로 동맹(23명)과 RN(1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독일 극우정당으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AfD가 떨어져 나가면서 다음 달 6∼9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극우정당들이 권력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AfD는 성명을 내고 "ID의 결정을 받아들이지만, 투표 당일과 그 이후는 낙관적으로 본다"라며 "새 회기에도 강력한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나치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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