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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이화영측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하면 결과 바뀐다"

선고 후 사흘 만에 항소장 제출... 브라질 사법 쿠데타 재조명한 이화영 측 변호인

등록 2024.06.10 17:28수정 2024.06.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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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공모 및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좌)와 김광민 변호사(우)가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지난 7일 1심에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선고 후 사흘 만인 10일 항소했다.

이 전 부지사 측 법률대리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수원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10일) 항소장을 제출했다"면서 "항소장에 따로 이유를 적시할 필요가 없어서 오늘 항소장을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측은 아직 항소하지 않았다.

앞서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 7일 1심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곧바로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브라질 사법쿠데다 언급...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하면 결과 바뀐다"

당시 김광민 변호사는 "10년에 가까운 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제가 잘못된 재판은 정당하고 정의로운 재판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판결 과정에서 쌍방울을 건실한 중견기업이라고 표현하는데 제 귀를 의심했다. 쌍방울이 내의 팔아서 돈 벌지 않고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기업인지 국민이 다 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도 선고 후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구속시킨 '사법 쿠데타'를 언급하며 "굳이 특검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수사 기록에는 검찰 주장과 모순된 증거들이 즐비하다.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결과가 바뀔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강조했다.


"재판 결과를 예측하면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부패 뇌물 사건으로 조작해 구속했던 세르지오 모루 판사가 떠올랐다. 저는 늘상 이 재판을 하면서 신진우 부장판사에 대해 브라질의 세르지 모루 판사를 연상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에서 룰라가 구속되고, (같은 당 소속) 호세프 대통령이 실각하고, 그 뒤 꽤 긴 시간 동안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이것을 정치학계에서는 '연성 쿠데타'라고까지 명명했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사안은 소위 '세차 작전'으로 불렸던 보수우파 성향의 정치인들과 사법부가 결탁해 일으킨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말한다.


모루 판사를 중심으로 일군의 판검사들과 보수우파 정치인들이 부패 척결을 내세워 진보 성향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룰라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냈다. 세차 작전을 주도한 연방법원 세르지우 모루 판사는 2017년 7월 룰라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물증도 없이 뇌물 수수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018년 1월 항소심은 룰라에게 반성의 기미가 없다 징역 12년 1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모루 판사는 보수우파 정부이 들어서자 법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러나 모루 판사를 중심으로 한 사법부의 사전 모의‧조작 사실이 폭로됐고, 2021년 3월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룰라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2018년의 재판이 편파적이었으므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룰라는 완전히 복권돼 2022년 10월 대선에서 보우소나루를 누르고 3선의 고지에 오른다.
  
재판부 "김성태는 CEO, 주가조작 위해 대북사업 추진했다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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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 박정훈

 
한편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유죄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성태를 "국내에서 기업집단을 운영하는 CEO"라고 평가하며 "주가 조작만을 위해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가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면, 이미 500만 달러를 지급한 김 전 회장이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 측에) 300만 달러의 비용을 지급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대납한 것이 아니라면 쌍방울이 대북 사업을 추진한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여부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는 2018~2022년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사용 제공,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 3400만 원 상당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부탁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용(500만 달러)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비(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쌍방울 측에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이화영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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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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