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해평습지(고아습지)에서 만난 멸종위기종 표범장지뱀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앗 도마뱀이다!"
지난 주말,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정말 오랜만에 도마뱀을 만났다. 너무 반가워 가만히 서 있는 녀석을 좀 더 자세히 살폈다. 그런데 온몸에 검은 반점이 있는 특이한 친구였다. 녀석은 표범장지뱀이었다.
표범장지뱀은 4대강사업 초기 남한강 도리섬 부근에서 발견됐는데, 모습 때문에 존재 자체로 화제가 됐다. 그만큼 만나기 쉽지 않은 녀석으로, 환경부는 표범장지뱀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근데 이날 30분 동안 표범장지뱀을 10개체나 만난 것이다. 만날 때마다 한참을 관찰한 것을 감안하면, 이곳을 표범장지뱀의 집단 서식처라 봐도 무방해 보였다. 이쯤에서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리나라에는 서식하고 있는 장지뱀 가운데 특이한 환경에서만 생활하는 장지뱀이 있다. 마치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만 생활하는 파충류로 몸에 있는 무늬 또한 오랜 시간에 걸쳐 모래 환경에 적응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표범장지뱀이다.
몸과 네발에 걸쳐 나 있는 반점 무늬는 마치 표범의 털가죽 무늬와 같다고 하여 '표범장지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표범문양(무늬)이라는 뜻의 표문도마뱀(북한에서는 남한과 달리 장지뱀을 도마뱀이라 부르고 도마뱀을 미끈도마뱀이라 부른다)이라 한다.
속명의 'Eremias'는 '정지'라는 뜻을, 종소명의 'argus'는 '백개의 눈'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다. 즉 '백개의 눈을 지닌 움직임이 조용한 파충류'라는 학명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