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충북 음성군청 5층에 위치한 군의회는 평소와 달리 사람들로 북적였다. 음성군의회 정례회가 열리는 만큼 군의원들과 음성군 공무원들이 참석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거기에 더해 열 명의 방청객이 함께 해 의정 감시 활동을 벌인 것이다.
박성우
지난 6월 17일, 충북 음성군청 5층에 위치한 군의회는 평소와 달리 사람들로 북적였다. 음성군의회 정례회가 열리는 만큼 군의원들과 음성군 공무원들이 참석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거기에 더해 열 명의 방청객이 함께 해 의정 감시 활동을 벌인 것이다.
이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방자치를 꿈꾸는 음성군 시민들이 모여 '음성군의회 모니터링 시민참가단'을 발족했다.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음성군에서 시민들이 모니터링단을 꾸려 의정 감시 활동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참여한 시민참가단은 이번 달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음성군의회의 모든 본회의에 방청을 신청해 시민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군의원들과 공무원들의 질의 내용을 지켜봤다. 필자 또한 여섯 차례의 본회의에 모두 방청을 신청했다.
여태껏 없었던 시민들의 단체 방청에 의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본회의에 앞서 시민참가단에 미리 찾아와 '불가피한 일 때문에 중간에 이석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한 의원이 있는 반면, "시민의 눈으로 군의회 바로잡기"라는 시민참가단의 홍보 문구를 두고 '바로잡는다고 얘기하면 마치 군의회가 평소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며 불만을 표하고 나무라던 의원도 있었다.
57분 대 2분... 군의원들 발언 꼼꼼하게 기록해 보니
24일을 마지막으로 군의회 정례회가 끝난 뒤 시민참가단은 서로의 의정 감시 활동을 공유하고 소감을 나누는 모니터링 활동 공유회를 개최했다. 개최에 앞서 필자는 '군정에 대한 질문·답변의 건'이 이뤄졌던 6월 18일 제2차 본회의부터 6월 21일 제5차 본회의까지 군의원들의 발언 시간을 정리해 시민참가단에 참고자료로 공유했다.
군의원들의 발언을 확인해본 결과, 의원별로 발언 횟수와 시간이 차이가 있었다. 네 차례의 본회의 동안 보충 질문(본인 질의에 대한 답변에 다시 질의하는 질문)과 추가 질문(본인이 아닌 다른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 관련해서 추가 질의하는 질문)을 합쳐 총 아홉 번의 질의를 한 의원이 있는 반면, 한 번의 질의만 한 의원도 있었다.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추가 질문을 아예 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었다.
발언 시간의 경우, 네 차례의 본회의 동안 보충 질문과 추가 질문을 합쳐 의원 평균 약 32분이었다. 하지만 횟수와 마찬가지로 의원별 편차가 컸다. 발언 시간이 가장 많은 의원은 57분에 달했던 반면, 가장 발언 시간이 적은 의원은 채 2분도 되지 않았다. 시민들을 대표하는 군의원으로 뽑혀놓고 나흘에 걸친 질의응답 시간의 총합이 2분 밑이라니. 자료를 확인한 시민참가단들의 성토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 감시 없는 군의회는 그들만의 '사랑방'... 시민참가단 발족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