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작가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작가가 세운 입상에 관람객이 다양한 메시지를 종이에 적어 붙이는 체험형 작품이다.
전영선
작가가 그린 드로잉과 함께 벽에 쓰인 안내문을 보니, 종이에 쓸 수 있는 문구는 소원이어도 좋고, 수다여도 좋고, 고백이어도 좋았다. 무엇을 쓰든 상관없었다. 그 문구를 종이에 쓰고 입상에 갖다 붙인 후 탑돌이처럼 입상 주위를 한 바퀴 돌거나 문구를 쓰다듬으면 체험은 끝난다. 전시가 이미 석 달이 지나서인지 입상에는 수많은 종이가 겹겹이 붙어 있었다.
사소한 행위였지만 이 작품은 막내에게도 내게도 많은 위로가 되었다. 소원이 이뤄질지를 염려하기 전에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절반은 날아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관객들이 소원을 적고 붙이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기도와 치유의 과정을 겪을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 의도가 충분히 전해졌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