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판결 직후 대법원 앞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이 울먹였다. 배성도 금속노조 한국GM 창원비정규직지회 비대위원장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판결이다. 이렇게 근로자 지위를 받기 위해서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게 참으로 한스럽다. 그렇게 다툴 게 많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대법원에서만 만 4년의 시간이 흘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판결이 난 조합원 가운데 거의 90%는 해고자"라고 말했다. 그는 감정에 복받친 듯 울먹이면서 "5년, 6년 넘게... 해고 생활을 했다"고 했다. 팻말을 든 그의 손은 덜덜 떨렸다. "비록 100%의 승리는 아니지만 100%의 승리를 만들 때까지 계속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인 금속노조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역시 떨리는 목소리로 "재판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하게 기다렸던 부평공장 일부 소중한 조합원들이 마지막 대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국 패소 판결을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황 지회장은 "법원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들을 잘 살펴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이 일하고 있는데 누구는 1차 하청노동자고, 누구는 2차 하청노동자고, 누구는 직접 공정에서 일하고, 누구는 간접 공정에서 일하는데, 뭐가 다른지 직접 현장에 와서 봐달라"라고 소리쳤다.
황 지회장은 투쟁 과정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마비 상태가 된 동료 노동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다른 판결은 4년이나 끌면서 왜 패소한 동지들의 사건은 단 6개월만에 패소라는 결정을 그렇게 쉽게 내릴 수 있나. 이들의 판단은 더욱더 어렵고 힘들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끝까지 투쟁하겠다. 단순히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이 이제는 우리에게 별로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잘못된 파견법 자체를 없애야 하고, 하청노동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노조법 2·3조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들 노동자들은 대법원 정문 앞 횡단보도에 스프레이로 쓴 '비정규직 다죽이는 대법원 규탄'이라는 구호를 남기고 떠났다.

▲ 금속노조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해고통지서를 박살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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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소송.... 왜 노동자는 이겨도 이렇게 이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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