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을 보도하는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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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
하마스는 31일(현지시각)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테헤란에서 이란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살해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위대한 팔레스타인 인민과 아랍 및 이슬람 국가의 인민, 그리고 전 세계의 모든 자유인에게 이스마일 하니예를 순교자로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내고 "테헤란에서 하니예의 거주지가 공격을 받아 그와 그의 경호원 1명이 순교했다"라며 "영웅적인 팔레스타인과 이슬람 국가, 저항의 전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날 늦게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장 없다" 말 아끼는 이스라엘·미국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이란을 방문해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하마스와 이란의 발표대로 하니예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사망한 것이 맞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으로 12명이 숨진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해 헤즈볼라 최고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백악관도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됐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극우 성향의 아미차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문화유산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하니예의 사망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며 "더 이상의 평화나 항복은 없고, 이들(하마스)에 대한 자비도 없을 것"이라고 썼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 간 갈등 속에 해임됐고,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면서 하마스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하마스 '대외 창구' 하니예 사망... "휴전 협상에 상당한 영향"
2017년 2월 하마스 최고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되면서 카타르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7일 신와르가 지휘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 등이 중재하는 이스라엘과의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에 하마스 대표로 참여해 왔다.
하니예는 지난 4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때 자신의 아들 3명과 손주 4명이 사망했을 때 "협상이 진행 중에 내 가족을 표적으로 삼으면 하마스가 물러설 것이라고 믿는다면 헛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AP통신은 "하니예는 하마스에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은 아니지만, 대외 관계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협상자(key interlocutor)"라며 "그의 사망은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방송도 "하니예 암살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최소한이 임시 휴전과 인질 석방에 동의할 것을 압박하는 위태로운 시기에 발생했다"라고 분석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하마스에 정통한 분석가 이브라힘 마드훈은 <뉴욕타임스>에 "하니예의 사망이 하마스에 큰 타격이지만, 하마스가 와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는 창설자 아흐메드 야신과 압델 아지즈 란티시가 이스라엘에 암살당하고도 살아남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는 레드라인(한계선)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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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정치 지도자 하니예, 이란서 암살 "이스라엘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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