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본부, PD협회, 기술인협회 구성원 등 200여 명이 참여한 KBS 조직 개악안 폐기 촉구 피케팅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부끄럽게도, 이런 재원 옥죄기의 효과는 지대했습니다. KBS 내부에서 빠르게 정권의 요구에 순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어났습니다.
명분은 공영방송 제도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것이지만, 사실 구성원들 의 생계와 분리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지금 '낙하산 박민' 체제의 KBS이고, 시사 프로그램 폐지와 '조그만 파우치'가 언급된 대통령 대담,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 세월호 추 모 리본 모자이크 처리 같은 일을 낳았습니다. 구성원들의 불안을 이용해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면서 생계를 목줄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일터에서, 방송에서 사라지는 비정규직
이렇게 '재원 옥죄기'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벌어진 방송 장악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건, 말씀드렸듯 KBS에 있던 비정규직 동료들입니다.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며 재원을 흔들었는데, 가장 취약한 부문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해오던 비정규직 동료가 제일 먼저 영향을 받은 겁니다.
모두 한 사람의 몫을 해내던 사람들이지만, 긴축경영이라는 지침에 졸지에 비효율 요소로 지적되고 말았습니다. 방송작가든 촬영 보조든 사무 보조든 나름 자신의 역할이 있고 KBS라는 거대한 조직이 굴러가는 데 기여하고 있었지만, 없어도 되는 사람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겠다며 재원을 흔들었는데, 정작 비정규직 동료들이 제일 먼저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이제 일터에서 사라진 '비정규직'은 방송에서도 사라질지 모릅니다. 정권에 의해 장악당한 방송은 더 이상 사회적 취약계층, 부당한 대우에 놓인 시민들, 관심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 차별에 시달리는 동료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의 성과를 홍보하고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방송만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KBS 뉴스에서 김건희 명품백과 채상병 특검법은 찾아보기 힘들고 북한 뉴스와 저출생 뉴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받았겠지만, 지난 총선 기간 KBS는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열심히 보도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고 공동체가 한 단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방송이 아닌, 정권이 가리키는 방향에 맞춘 보도와 방송 제작이 중요해졌습니다.
방송에서 비정규직을 지키는 것이 공영방송을 지키는 것
방송국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회사의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할 수 있냐". 타당한 지적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뿐만 아닙니다. 장애인 문제, 젠더 문제, 직장 내 괴롭힘 등 우리 사회의 온갖 문제가 방송국 안에도 존재 합니다. 본인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모순적이지만, 그럼에도 방송의 역할과 임무 때문에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권의 방송 장악은 그동안 해왔던 방송의 사회적 역할과 임무마저도 무력하게 만들 것입니다. 정권의 방송 장악은 방송의 자유를 해치면서 민주주의 토대인 자유로운 의견 제시와 공론의 장 형성, 권력 비판을 불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정권의 방송 장악이 짙어질수록 공영방송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들은 방송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비정규직이 일터에서 사라지더라도 방송에서 조명되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장애인이, 여성이, 청소년이, 사회적 빈곤층이 방송에 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KBS를 비롯해 공영방송의 언론 노동자들은 정권의 방송 장악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워낙 거센 장악 시도에 당장 방송 장악 세력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더 이상 공영방송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부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송 노동자들이 언론으로서의 방송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비정규직 동지들이 알아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더불어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민으로 비정규직 동지들의 매서운 비판도 필요합니다. 공영방송이 계속 시민들의 곁에 국민의 방송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비판과 연대와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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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 노동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노동시민사회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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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일... 그래서 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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