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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할머니들이 만든 '평화 그림'. ⓒ 윤성효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했던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원폭피해자 2세 등 후손을 지원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합천평화의집(원장 이남재)은 여야 국회의원들이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용선(더불어민주당)‧신성범(국민의힘)‧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대표발의했고, 김태호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들이 찬성자로 참여한 법률 개정안이다.
합천평화의집은 "현재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와 후손들은 법적으로 원폭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피폭 후유증으로 인한 희귀성 난치병을 앓아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사회적 관심도 낮아 피폭 79년이 된 지금도 고통의 대물림속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어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2016년 제정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피해자 범위가 1945년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일본 히로시마나 나가사키 있었던 사람과 '당시에 임신 중인 태아'로 한정돼 있어서 반쪽 지원법이 된 현행법의 개정 필요성이 증대되었고 여론이 고양됐다"며 "이번 22대 국회에서 원폭피해자 2세 등 후손을 법적 피해자로 인정한다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합천거주 피폭 생존자 390여 명을 비롯해 1690여 명의 원폭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원폭 2세들의 모임인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원이 1300여 명이고,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에는 4500여 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평화의집은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의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조사에서도 원폭 2세들이 일반인보다 질병에 걸릴 확률이 3.4~8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했다.
고 김형률 원폭피해자 2세는 오래 전부터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 김형률 초대회장이 2002년 만든 한국원폭2세환우회, 2017년 만들어진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피해자지원단체 모임인 한국인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 공대위가 활동해 오고 있다.
이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특별법은 원폭 피해자 후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며 "원폭 2세 피해자 실태조사와 법적 피해자 인정, 지원 등을 위해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었다.
이 법률개정안은 피해자 2세 등 후손들의 안타까운 상황들을 담았고, 원자폭탄 피해자의 자녀 등의 정확한 실태조사 및 의료 등 지원을 의무화하고, 이들의 복지증진과 생활안정을 위해 장례비를 지원하며, 복지사업 수행을 위한 사무국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신성범 의원은 "현행법은 원자폭탄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의료지원 등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다"며 "원폭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기댈 데 없는 원폭 2세와 후손들을 위해 법률안 개정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5월부터 '한국인 원폭피해자 코호트 구축 및 유전체 분석 심층연구'를 통해 원폭 피해자 후유증이 대물림되는지 알아보는 연구(한양대 의대에 의뢰)를 시작했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이 연구는 2024년 12월말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남재 원장은 "피폭당한 1세와 피폭당한 부모를 두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생 대를 이은 질환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피폭 2세 환우들에게 법적, 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위한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는 꼭 통과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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