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광도 토박이 방강준 할아버지 내외가 살았던 집. 지금은 넷째 아들이 여수에 살면서 관리하고 있다.
양진형
할아버지 옆에는 항상 송봉순 할머니가 계셨다. 이웃 평도 출신인 할머니는 19세 때 광도로 시집와 5남매를 거뜬히 잘 키워 육지로 내보냈다. 광도 지킴이였던 방씨 할아버지 내외의 삶은 '여름, 그 섬이 그립다'(KBS 다큐공감, 2015. 8. 29)에 방송되기도 했다. 현재 93세인 송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여수 요양원에 계신다고 한다.
할아버지 내외에 이어 광도를 최후까지 지키던 사람은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차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이었다. 이분은 4년 정도 광도에서 살다가, 올해 4월 몸을 회복해 서울로 떠났다고 한다. 그 후로 광도는 사실상 사람이 살지 않은 공도(公島)가 되고 말았다. 섬 소멸 시대에 우리가 가장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방이 기암절벽, 남해가 품 안에
광도 선착장에서 가파른 바윗길을 낡은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니 마을이다. 노후된 집 네댓 채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조립식 주택 예닐곱 채가 섞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