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모습.
연합뉴스
2021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전영상 한국전력 상임감사가 생활연수원을 과도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전영상 상임감사는 작년 3월 취임한 이후 올해 9월까지 총 23일간 한전의 연수원을 사용했다"며 "비슷한 기간 한전의 사장과 감사, 상임이사의 공사 연수원 사용현황을 비교해 보면 23일이라는 사용 횟수가 유난히 많은 것이 확인되는데, 2023년 9월 임명된 김동철 한전 사장의 경우 2일에 그치고, 그밖에 부사장과 본부장급인 상임이사들의 경우도 아예 사용하지 않았거나 1~2일 사용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직원들의 (연수원) 사용 빈도를 확인해보니 개인차가 있다고 해도 1년에 1~2일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런 와중에 전 상임감사는 취임한 작년 3월부터 바로 연수원을 사용해 작년 총 사용일수인 12일 중 10일을 성수기(12~1월, 7~8월)에 사용했다.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꼬집었습니다.
전 상임감사는 2023년 3월 7일 취임했습니다. 박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취임 후 19개월 동안 한 달에 1번 이상 꼴로 한전 연수원을 사용했고, 이와 같은 사용 횟수가 김동철 한전 사장의 10배를 넘는다는 겁니다.
박 의원은 "전 상임감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충주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력이 있으며, 2021년에는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충북본부 공동대표를 맡은 이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충북본부는 2021년 10월 22일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는 것이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며 "실사구시의 정치로 국민에게 보답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창립 축하 영상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전 상임감사(당시 상임대표) 또한 "충북도민의 역량을 총집결하여 문재인 정부에서 파괴된 법치 시스템을 재건축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 의원은 전 상임감사가 과도한 한전 연수원 사용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감사실의 집중 타깃이 된 R&D 분야에서 전 감사 취임 이후 퇴사자가 52명, 휴직자가 73명에 달하고, 감사를 명목으로 직원 동선의 CCTV를 열람하고 사내 이메일을 개인 동의 없이 열람했다는 등 내용으로 국정감사에서 이미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해충돌 논란도 있었다"며 "전 상임감사가 운영이사를 맡았던 한국행정학회와 감사업무와 무관한 토론회를 개최해 비용을 지급하고, 한전에 감사 자문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같은 충주고 동문을 위촉한 것은 직원들에게는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며 본인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모습을 보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모습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의원은 "공공기관의 상임감사에게 매우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것은 가진 권한의 크기와 직무의 중요성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며 "감사의 역할 또한 공공기관의 불공정 구조와 관행을 개선해 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임직원이 공정한 일터에서 일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가뜩이나 과도한 감사행위로 직원 사기를 추락시킨다는 비판을 받는 전 상임감사가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의 기준과 잣대를 적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