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 세우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조정훈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가운데 영남대학교가 학교 안팎의 반대에도 개교 77주년을 기념한다며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영남대는 2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서 영남대 설립자 박정희 선생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동상은 천마아너스파크 우측 광장에 세워졌으며 가로·세로 2m, 높이 0.3m의 화강석 좌대 위에 높이 2.5m, 가로·세로 0.8m의 청동 재질로 제작됐다. 동상 왼쪽에는 '국민교육헌장' 전문이 새겨진 비석을 세우고 오른쪽에는 박 전 대통령 약력을 새겼다.
동상 건립은 이돈 영남대 미주연합총동창회장이 지난해 최외출 총장과 설립자 동상 건립에 대해 논의하고 박 전 대통령을 기념해 달라며 대학에 4억 원을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동상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과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세운 박정희 동상, 청남대 대통령상 등을 제작한 김영원 전 홍익대 조소과 교수가 맡았다.
이날 제막식에는 최외출 총장과 한재숙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장, 동상 건립 비용 전액을 기부한 이돈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 회장, 박근혜 대통령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김기춘 전 박정희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이광식 명예교수회 회장, 정재학 교수회의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군위군을), 김승수(대구 북구을),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김석기(경북 경주), 조지연(경북 경산) 의원 등이 축전을 보내 동상 제막을 축하했다.
"박 전 대통령, 애국애민 정신으로 영남대 설립"
영남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설립자인 박정희 선생은 1917년 경북 구미에서 출생하여 문경공립보통학교 교사 생활을 거쳐 1946년 지금의 육군사관학교 전신인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3년부터 1979년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조국의 근대화와 민족중흥이라는 원대한 꿈과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모든 국민의 마음과 저력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했다.
또 "1967년에는 '대한민국 발전을 이루기 위해 민족중흥의 동량, 시대적 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철학과 애국애민 정신으로 영남대학교를 설립하고 영남대의 교육 지표를 제시하였다"고 찬양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일본 왕에게 혈서를 쓰고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에 입학하고 일본 육사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일제관동군장교로 근무하면서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기록과 5.16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정권을 수립했다는 등의 내용은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