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일 오후 지리산 노고단에서 열린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서는 오체투지 순례 출발행사에서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가 동·서·남·북을 향해 오체투지로 절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하소연할 곳이 없을 때, 사람들은 자벌레처럼 바닥을 기었다. 벼랑 끝 외침마저 듣는 이가 없을 때, 사람들은 세 번 걷고 한 번 절을 하면서 상대에게 아주 천천히 다가섰다.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대고 온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삼보일배·오체투지는 이제, 불교 수행법을 넘어 힘없고 소외된 자들이 언어가 됐다. 절규였고, 기도였다. 언제부터였을까?
20여 년 전, 새만금 개발과 이라크 전쟁, 4대강사업 등 무분별한 파괴가 자행되는 가운데 누굴 탓하기 전에 나부터 성찰해야 한다고 떠난 삼보일배, 오체투지. 그 묵언과 고행의 여정을 오롯이 담은 두 권의 책이 나왔다. <길 위의 삼보일배>, <길 위의 오체투지>(푸른역사 출판). 탐욕에 눈 먼 시대를 살아가는 눈 먼 자들에게 한 줄기 빛을 선사하는 생생한 기록이다.
65일 삼보일배, 124일 오체투지 기록... 1만 2천쪽 자료 취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