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내 다회용기 사용 현황프로야구장에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녹색연합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에서 시행하기보다 '소비자가 오래 머무르고 출입구가 있어 일회용컵의 반납·회수가 용이한 대형 시설·일정 구역'에 추진하는 것을 제안하며 야구장, 놀이공원, 공항, 대학 등을 적용 대상으로 꼽았다. 그러나 위 공간들은 이미 환경부뿐 아니라 많은 지자체가 다회용기 사용 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시도, 운영하는 곳이다.
2023년 3월 자원재활용법 10조의 3이 신설됨에 따라 포장재 없이 제품을 판매하거나 다회용기를 회수, 세척하여 재공급하는 사업에 대해 재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환경부는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 사업'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신청을 받아 영화관, 축제, 야구장과 같이 제한된 공간에서 다회용품을 사용토록 지원하고 있다.
2024년 현재 전국 9개 야구장 중 3개 야구장에서 다회용품 사용이 안착돼 가고 있고, 2개 야구장에서는 시범 사업을 도입한 바 있다. 또 서울시는 제로 캠퍼스 사업으로 대학 축제와 학내 카페에서의 다회용품 사용을 위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이미 다회용품 사용을 확대하고 있는 영화관, 대학, 야구장 등에 일회용컵을 사용하라고 제안하는 것이 환경부가 할 일인가.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는 재활용 정책
환경부가 세 번째로 내세운 적용 대상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자체 시스템을 활용하여 컵 반납 시 포인트나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시행하라는 것이다. 보증 금액 또한 가맹본부가 브랜드별 음료 가격, 마케팅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라고 제안했다.
이미 1회용컵 보증금제의 자율 시행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곳이 환경부다. 2003년부터 5년간 프랜차이즈 카페 등에서 자율로 보증금제를 시행했었으나 ▲낮은 반환율 ▲미반환보증금의 사용처 문제로 2008년 제도가 폐지되었다.
이후 커피 수요가 높아지고 테이크아웃 소비문화가 확산해 일회용컵 사용량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기존 자발적 협약으로 추진 시 문제가 되던 부분을 반영해 제도를 재도입했다.
법률에 근거해 대상 사업자를 지정하고, 미반환보증금의 관리를 위한 내용을 담아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제도를 추진했으나 유예와 축소를 거듭하더니, 환경부는 결국 이렇게 지자체와 커피전문점에 떠넘기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개별 프랜차이즈가 도입하면 컵 반납은 해당 브랜드만 가능하고, 소비자는 불편해 반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브랜드별로 앱을 모두 다운로드 해야 해서 이용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브랜드별로 보증 금액을 다르게 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플라스틱,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는 심화되고 있는데 제도는 2년 전도 아닌,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
'편향적인 자료'로 여론 호도하는 환경부가 가장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