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상품 금리 하단이 4%대까지 올라선 가운데 20일 서울 시내 설치된 4대 은행 ATM 기기의 모습.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포인트(p) 높아졌다. 202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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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또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가계대출 금리는 연 4.23%로 지난 달에 비해 0.15%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월에 이어 두 달째 상승중인데요.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74%로 0.23%p 올랐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인상폭은 2022년 9월 0.44%p 오른 데 이어 2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입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상승 폭의 대부분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가산금리 조정의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이 기준금리에 신용도 등의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가산금리)를 올렸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같은 기간 시장금리는 유지되거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시장의 실세이자율을 가장 잘 반영하는 금리) '은행채 5년물 금리'는 8월과 9월 모두 3.22%를 기록했습니다. 대출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COFIX)는 0.08%p 하락했습니다. 주요 지표 금리들이 유지되거나 하락하는데 은행 대출금리만 거꾸로 오른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도 커졌다고 합니다.
지난 27일,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해 들어 최대 4조 원가량의 순이익을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는데요. 1~3분기 누적 순이익에 대해 KB금융지주는 4조 3953억 원, 신한금융지주는 3조 9856억 원, 우리금융은 2조 659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정도 순이익은 '역대급' 규모라고 합니다. 가계·기업 대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이자 이익 규모가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의 '이자 잔치'에 대해 "삼성전자가 이익을 내면 칭찬하지만 은행이 이익을 내면 비판한다, 그 차이가 뭘까 고민해야 한다"라고 짚은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은 과연 혁신이 충분했냐, 혁신을 통한 이익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고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대출받으신 분들이 고금리로 고통받고 계시는데 은행들은 이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내고, 그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주는 행태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은행권 이익 규모 부분은 지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가계대출 금리가 '또' 오른 가운데 4분기 은행 실적이 얼마나 될지,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인 금융위원장의 '예의주시'가 어떻게 발현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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