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언선’을 발표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민주주의 퇴행과 국정 농단, 민생 파탄, 안보 위기 등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 이에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체제전환 논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권우성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 4배, 5배 더 심각하다."
8년 전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씨의 "퇴진"을 외쳤던 서울대 교수가 다시 거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명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13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아래 민교협)가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 전 <오마이뉴스>와 만나 "8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할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서울대 내부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높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퇴임을 하기 직전까지 서울대 민교협 의장으로 활동했다.
"이번 촛불은 더 뜨거울 것"
김 교수를 비롯해 전국의 교수·연구사 1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민주주의 퇴행과 국정 농단, 민생 파탄, 안보 위기 등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했다"라며 "이에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체제 전환 논의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다"라고 설명했다.
명태균씨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진 후 서울에서 교수·연구자들이 직접 현장에 모여 시국선언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엔 목포대 교수와 연구진 등이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재원 민교협 상임공동의장(평택대 국제지역학부 교수)은 "민교협은 1987년 우리 사회 민주화를 위해 투쟁을 이어왔는데, 올해 더욱 바빠졌다"라며 "약 2주 전부터 각 대학에 있는 민교협 회원들을 중심으로 시국선언문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라며 "(전국 곳곳의) 교수님과 연구자들의 뜻을 모아 (오늘)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선 의장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정세은 민교협 공동의장(충남대 교수), 이성재 민교협 노동위원회 위원장(충북대 교수), 김종호 부경대 교수, 남중웅 국립한국교통대 교수, 조승래 전 청주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준비해 온 시국선언문을 번갈아 낭독했다.
이들은 "지난 2년 반은 초현실적인 퇴행의 연속이었고 촛불 혁명으로 어렵게 되세운 민주주의는 모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라면서 "기시감 속에 다시 퇴진의 촛불을 들겠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김건희의 국정농단, 명태균 게이트 같은 한심한 일에 대한 규탄 차원에서만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며 "윤석열 정부 하에서 계속되어 온 대형 참사, 노동 탄압, 민생 파탄과 안보 위기로 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이 상황이 단 하루도 더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존적 절박함에서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의 자진 사퇴와 정권 이양 준비뿐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라며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탄핵 추진과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함께 즉각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