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23.4.26
UPI=연합뉴스
- 트럼프 2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인데 윤석열 정부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정부가 너무 해리스 쪽에 치우쳤다는 의견도 있던데.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서 크게 얻어낸 것도 없으면서 바이든 정부가 화려한 의전으로 자신의 체면 세워주니 바이든 정부에 완전히 밀착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전혀 준비 안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외교를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나요?
"그렇죠. 예를 들어 일본은 지난 5월에 기시다 총리가 미국 방문해서 바이든 대통령 만나자마자 며칠 후에 자민당의 거물인 아소 부총재가 뉴욕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 만났거든요. 일본도 바이든 정부가 다음 정권까지 유지되는 걸 바랐지만 만약 트럼프가 될 가능성에도 대비는 해왔다는 뜻이에요. 근데 우리 쪽은 속수무책으로 어떻게 되겠지라고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해요. 작년 엑스포 (유치) 때 보면 그렇게 참패했는데 결정 나기 직전까지도 윤 대통령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 비위를 맞추기 위해 '바이든 민주당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것이다. 걱정 없다'라는 식으로 계속 대통령에게 보고해 왔던 것이 아닌가 해요."
- 윤 대통령이 트럼프 만나려고 골프 연습한다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로 방위비 분담금을 10배 가까이 올려주는 엄청난 선물을 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골프할 정도로 시간을 많이 내주는 일은 안 생길 것 같은데요."
- 아베 일본 전 총리가 골프 치며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니 자기도 그렇게 하겠다는 거 같거든요.
"글쎄요. 우리 국민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건 미국이 봤을 때 일본과 한국은 같은 등급의 동맹국이 아니라는 거죠. 즉, 일본은 미국의 노선에 가장 잘 따라주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보다 우선순위에서 훨씬 위에 있다고 볼 수 있죠."
-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있잖아요. 10월 4일 타결했지만 트럼프가 재협상 요구할 가능성 있을까요?
"바이든 정부에서 일단 협상을 타결했다고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인 관례 같은 걸 존중해 주는 사람이 아니죠. 또 바이든 정부에서 했다고 그러면 무조건 잘못한 것이라고 말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재협상 요구할 수 있죠. 또 이것은 정부와 정부 간의 합의일 뿐이지 조약은 아니거든요. 이 때문에 재협상 요구할 여지는 충분히 있는 거죠,"
- 국회 비준 받아도 소용없나요?
"정부 간의 합의 수준이지 조약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한미 FTA조차도 트럼프 1기 정권에서 한 번 수정했었지만 이번에 또 내용 고치자고 트럼프가 요구할 수 있는데 그것도 사실 우리가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액수의 무역 흑자를 챙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 그럼 방위비 분담금 올려줄 수밖에 없는 건가요?
"저는 그걸 꼭 무서워할 필요 없다고 봐요. 방위비 분담금을 한꺼번에 10배씩 늘려 받을 수 없다는 걸 트럼프도 알면서 엄포를 놓은 거고요. 트럼프가 항상 협상하는 방식이 일단 엄청난 걸 가져갈 것처럼 엄포 놓고 그다음에 협상해서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사람인데 제가 보기에 방위비를 몇 조 원 더 올려준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뭔가 우리에게 유리한 것을 얻어낼 수도 있다면 오히려 손익 계산 했을 때 우리가 이익 보는 상황이 올 수도 있죠."
- 문제는 지금이 윤석열 정부라는 거 아닌가요? 윤석열 정부는 다 줄 거 같거든요.
"그게 문제죠. 우리가 인도나 튀르키예처럼 자주적인 외교를 할 수 있는 나라라면 트럼프와 협상해서 트럼프 체면 살려주고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트럼프가 이긴 것처럼 만들어준 다음에 뒤에서 다른 부분의 양보 받아서 사실 우리가 더 이익을 보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데 윤석열 정부가 과연 그런 배짱과 협상력이 있을지에서는 굉장히 걱정스럽죠. 게다가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망쳐놨다. 자기는 철저히 한미 동맹을 복원하는 데 치중하겠다'고 했죠, 한마디로 100% 친미를 하겠다고 선언을 해놓은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미국과 협상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고 또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이잖아요. 기업인들은 만만한 상대를 만나면 가차 없이 갑질하는 경향이 있어요. 윤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도 주기만 하고 제대로 받은 게 없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러면 일본보다 더 강한 미국은 더 많은 것을 한국에 얻어낼 수 있겠다고 하는 계산을 이미 했을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과연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를 어떻게 감당해 낼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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