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큰고니가 금호강을 찾아 평화롭게 유영하면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정수근
금호강에 큰고니가 돌아왔다. 매년 금호강을 찾는 겨울진객인 큰고니가 돌아온 것이다. 19일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지 않았지만 녀석들은 벌써 따뜻한 남쪽 금호강이 그리워 이곳 대구 금호강으로 돌아온 것이다. 큰고니뿐만이 아니다. 청둥오리와 고방오리 같은 각종 오리류들도 함께 금호강을 찾았다.
금호강은 벌써 새들의 왕국이다. 이미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와 백로와 같은 기존 텃새들, 그리고 이번 겨울 새로운 손님으로 찾아든 겨울철새들이 만나 장관을 이룬다. 금호강과 신천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또한 신천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을 내보내주는 방류구가 있는 곳으로 어떻게 보면 세 물줄기가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새들이 많으니 당연히 맹금류도 따를 수밖에 없다. 말똥가리와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같은 포식자들도 돌아다니는 야생의 세계다.
검은 망토를 드리운 것 같은 민물가마우지들은 떼로 몰려와 쉬고 있고, 백색 갑옷을 입은 듯한 중대백로들은 곳곳에서 먹이 사냥에 열중하고 있다. 그 사이를 이제 막 도착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13마리가 수초 뿌리 같은 먹이를 찾기 위해서 머리를 강 속에 박은 채 열심히 '물질'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