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의 총선 3부작 중 하나인 <성평등 국회>에 출연한 이혜훈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타파 캡처
뉴스타파의 총선 기획 3부작 중 <성평등 국회>에 출연한 이혜훈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후보는 말한다. "'나도 남자 정치인들처럼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밥하고 빨래하고 애들 챙기고 김밥 싸서 애들 소풍 보내고 이런 거 아내가 다 해주고… 근데 여성 정치인들은 그런 거 다 하고 남자 정치인만큼 해야 하잖아요. 정치인만 그런가요? 직장 생활하는 모든 직장 맘들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여성 정치인인 그가 원하는 '아내'란, 가정 내 돌봄노동을 전담하는 존재다.
아직도 여성의 몫인 가사 노동은 여성의 임금 노동을 가로막는다.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가 여성노동자 693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를 보면 답변자의 88%가 성별 불평등한 가사돌봄노동이 직장 활동(학업, 취업, 이직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남성이 100만 원을 벌 때, 여성이 69만 원을 버는 성별임금격차에 따라 보통 남편이 아내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 젊은 부부들 가운데 '둘 중 누가 육아휴직을 할 것인가'의 문제는 이러한 현실적인 고려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에게만 가중된 임금 노동 경험의 감소는,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의 진단처럼 여성의 승진 기회나 미래 소득을 낮춘다. 이는 가족 내에서 여성의 협상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진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인 고려를 떠나서도 한국에서는 여성이 더 많은 가사노동을 하는 게 현실이지만.)
누구나가 '아내'를 원하지만, 일자리에 돌봄의 성격이 짙으면 사회적으로 '후려치기 좋은 요소'가 된다. 이쯤 하면 돌봄에 대한 혐오에 가깝다. 돌봄이란 국내총생산(GDP)에도 계상되지 않는 무급노동이자, 여성의 일인 탓이다. 대표적인 저임금 여초 일자리가 가사노동자, 요양보호사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제가 한 번씩 사람들에게 '저의 직업은 요양보호사입니다' 라고 하면, 눈빛이 변하는 게 느껴집니다. 거리를 두거나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을 느낀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정들로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돼 민간 센터의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김춘심씨의 말이다.
여성 파업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