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담긴 한국의 언론상황. 영어로는 발간이 됐는데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언론재단이 한국판은 못 만들겠다고 합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언론재단이 한국판을 발간하기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언론재단의 두 연구원이 보고서에 정리해 놓은 한국의 언론 상황을 소개하겠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광고주들이 광고비를 30% 이상 삭감하면서 많은 언론사가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흑자를 기록한 언론사 역시 실적이 나빠졌습니다. 그에 따라 일부 방송사는 인력을 줄이고 제작비를 삭감하기도 했습니다.
신문은 유료 회원제 등 광고를 넘어서는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뉴스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이 커졌고, 온라인 포털에서도 뉴스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40세 연령층의 뉴스 소비는 모든 미디어 플랫폼에서 감소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한편,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언론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뉴스 저작권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언론재단과 미디어 관련 협회가 법적 문제 논의를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한편, 한국 언론 매체의 혁신 수준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더딘 가운데, 언론인들은 끊임없는 실험과 노동 관행의 변화로 인해 더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주목한 2023년 한국 언론의 모습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한국 언론은 지난해 고 이선균 배우에 대해 선정적인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많은 언론이 배우의 사생활과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대화까지 공개했습니다. 대중 매체들이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이 같은 질 낮고 선정적인 뉴스가 많아졌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2000여 명의 예술인과 문화계 인사들은 사실 확인이 안 된 의혹을 보도하고, 공익과 상관없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도하는 선정주의적 언론 문화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보고서>는 세계 언론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한국 언론이 처한 상황과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언론재단은 2016년부터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공식 협력 기관으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해 왔으며, 이후 매년 한국판을 발간해 왔습니다. 올해 발간된 영문 보고서에도 언론재단 연구원이 참여해 작성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언론과 관련된 학술 연구를 위한 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보고서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한국판 발간 없이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MBC의 신뢰도 1위, <조선일보>의 신뢰도 꼴찌, KBS의 신뢰도 하락. 이 셋 중에서 어떤 것이 언론재단으로 하여금 한국판 발간을 하지 못하게 한 걸까요? 언론재단 김효재 이사장이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이고, 박민 비상임이사가 KBS 사장이라는 게 한국판 발간을 포기하게 만든 이유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언론재단에 <디지털 뉴스 보고서>의 한국판 발간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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